쓰레기 매립지 위에 온실을 짓고 작물을 재배하는 모습을 그래픽으로 구현한 모습. Designscape Architects 제공
영국에서 쓰레기 매립지 위에 온실을 짓고 과일과 채소를 길러 주변 지역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공개됐다.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깨끗한 이산화탄소를 재배에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윌트셔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 운영 기업인 '크래퍼앤손스(Crapper & Sons)'는 매립지 위에 작물 재배지를 짓는 프로젝트의 건축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크래퍼앤손스는 현재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포집해 전력과 이산화탄소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서스테인 윌트셔'라는 별도 회사를 설립하고 해당 부지를 활용해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식량을 연중 재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고고학자들이 고대 쓰레기 매립지를 지칭하는 용어인 '미든(midden)'에서 이름을 따 '슈퍼미든'으로 명명됐다.
계획에 따르면 매립지 일부를 평탄화해 '셀'이라는 구덩이를 만들고 콘크리트로 덮은 뒤 폐기물을 넣어 가스를 생산한다.
가스는 포집·정제돼 전력을 생산하고 생산된 이산화탄소는 셀 위에 설치된 온실로 공급된다.
현재 시스템에 따르면 매립지에서 포집된 메탄으로 전력을 만들고 나면 가스에 포함된 수소황화물 등을 제거해 가스를 정화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부수적으로 나온다.
크래퍼앤손스는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매우 깨끗하다"며 "유럽 내에서는 이미 온실에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소와 과일을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재배하면 일반 공기에 있을 때보다 더 잘 자랄 것"이라며 "식물들은 열, 빛, 전력을 사용하지만 땅과 전혀 접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일반적으로 재배하지 않는 아보카도 등의 작물을 생산하겠다는 내용도 계획에 담겼다.
크래퍼앤손스는 "우리는 쓰레기 매립 방식을 완전히 바꾸려고 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로 주변 과일과 채소 수요의 80%를 충족하고 탄소 배출량, 식품의 이동거리를 줄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크래퍼앤손스는 BBC에 "기술적 실패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도전일 것"이라고 밝혔다.
쓰레기매립지 위에 온실 짓고 작물 재배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