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산호가 자손에게 열 저항성을 물려줘 백화 현상을 피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호가 열에 견디는 능력을 자손에게 물려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온 상승으로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을 피하는 능력을 물려준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가 위기에 처한 산호초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미시간주립대(MSU), 듀크대, 하와이 해양 생물학연구소(HIMB) 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전 세계 산호초가 위험에 처한 가운데 특정 산호가 자손에게 열을 견디는 능력을 물려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1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산호는 광합성을 하는 원핵생물인 다양한 조류와 공생한다.
산호 자체가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기도 하고 광합성을 하는 조류가 영양분을 제공하기도 한다.
수온이 상승하거나 바닷물이 오염되면 산호는 공생조류를 배출하면서 몸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bleaching)을 겪는다.
백화한 산호는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잃고 결국 죽게 된다.
기후 변화로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상당한 산호가 백화현상을 겪어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연구팀은 산호의 한 종류인 '라이스 산호'가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바다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원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라이스 산호가 난자를 생성할 때 공생관계에 있는 미세조류도 난자 세포에 섞였다.
이 과정에서 열에 견디는 조류의 특정 유전자가 산호의 자손에게 함께 전달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마치 엄마가 아이를 낳을 때 영양분이나 면역력도 함께 물려주는 것과 유사한 이치다.
로버트 앤드류 퀸 미시간주립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교수는 "조류가 가진 열 저항 능력이 산호의 전체 생애 주기를 거쳐 유지되고 자식 세대까지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자 매우 희망적인 발견"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손 산호의 배아 단계부터 부모 산호가 열에 강한지 여부에 따라 생화학적 차이가 생겼다.
자손 산호는 단지 열에 강한 유전자를 물려받는 것뿐 아니라 유전자가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항산화물질 등 좋은 분자들도 함께 물려받아 기후 스트레스에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산호초 생태계에 존재하는 정교한 공생 시스템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기후 변화에 산호초 생태계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열 견디는 능력 자손에 물려주는 산호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