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출구조사 "여당 과반 어려울 듯"
1955년 당 결성 이후 첫 양원 소수 여당
당내 "이시바 3아웃" vs "정권 유지를"
이시바, 총리직 유지 시 연립정권 확대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 총재가 참의원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도쿄 도내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 여당이 20일 실시한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하원), 참의원 모두 소수 여당이 되는 건 1955년 당 결성 이후 처음이다.
연이은 선거 패배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향한 퇴진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NHK방송이 이날 참의원 선거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출구 조사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이 27∼41석,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5∼12석을 각각 얻으면서 여당 의석수는 32~53석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여당이) 목표로 한 50석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역대 참의원 선거 최저치(46석)를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도 출구조사 결과 "자민당은 34석 전후, 공명당 7석 전후 확보가 예상돼 여당은 40석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민당은 승패 기준을 '여당 50석'으로 잡았다.
50석이 참의원 과반(전체 의석수 248석 중 125석)을 유지할 마지노선이라서다.
참의원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의원의 절반을 교체하는 선거를 실시한다.
이번에는 공석을 더해 125명을 뽑는다.
선거 대상이 아닌 여당 의석수는 75석으로, 이번에 50석 이상을 얻어야 과반을 지키는 게 가능했다.
낮은 목표치에도 패배 예상 "정권 심판 선거" 모리야마 히로시 일본 집권 자민당 간사장이 20일 도쿄 당사에서 참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NHK방송 출구조사 결과 여당은 참의원 의석수 과반 유지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됐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목표치가 너무 낮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요미우리신문은 "여야 모두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 선거'로 본다"며 "(참의원) 과반 유지 여부는 정권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민당의 고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2023년 12월 자민당 계파 일부가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통해 비자금을 유용한 '계파 비자금 사태'가 드러났지만, 안이하게 대처하면서 '자민당 심판론'이 들끓었다.
여기에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진 쌀값 폭등과 고물가 현상이 겹치며 민심 이반이 두드러졌다.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한 점도 정권 심판론을 키웠다.
패배 시 '이시바 퇴진론'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실시한 주요 선거(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연패한 불명예를 안게 됐다.
장관을 지낸 한 자민당 인사는 NHK에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이시바 총리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중의원, 도쿄도의회, 참의원까지 모두 패한 3아웃"이라고 말했다.
현 국회 구도상 총리가 될 자민당 총재 자리를 두고 이시바 총리와 경쟁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장관은 지난 18일 나라현 유세에서 "자민당을 다시 일으키겠다"며 이미 차기 총재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우익 참정당, 강성 보수층 표 흡수 "최대 22석" 일본 유권자가 참의원 선거일인 20일 도쿄 도내에 마련된 투표장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그러나 이시바 총리는 패배하더라도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당장 다음 달 1일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관세 협상을 서둘러야 하는 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反)자민당'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정권을 유지해 반전 여론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개표 중 진행된 NHK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를 위해 감당할 책임을 잘 자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에 대한 책임을 총리가 지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제가 짊어지겠다.
(선거) 최종 결과를 봐야 하지만,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가 자리를 유지할 경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연립정권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 의석수를 늘려 중·참의원 소수 여당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아사히는 "당 내부에선 '이시바 총리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퍼지고 있다"며 "자민·공명당이 새 연립정권 파트너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외국인 차별과 평화헌법 개정을 공약한 우익 정당인 참정당은 최대 22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존 의석수는 1석이었지만, 자민당을 지지해 온 강성 보수층 표심을 흡수해 약진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8~30석을, 국민민주당은 14~21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자민당 참의원 선거마저 패배 예상… 이시바 "국가를 위한 짐 짊어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