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인원한남에서 팝업
5월 30일~7월 13일 총 45일간
인근 상가 3, 4배 인파 몰려... 흥행 조짐
일본 유명 서점 츠타야가 5월 30일~7월 13일 서울 용산구 나인원 한남에서 팝업 매장(매주 월요일 휴무)을 연다.
서점 매대에 수첩과 에코백 등 잡화가 놓여 있다.
벽면에 놓인 책들은 전시용이다.
김수미 인턴기자 간판은 분명 서점인데 책이 없다.
별도 공간에서 파는 패션, 건축·인테리어 잡지들이 서점이란 명색이 무색하지 않게 할 뿐이다.
그 대신 티셔츠와 모자, 수첩과 필통 등 의류와 문구류가 불티나게 팔린다.
매장 바깥에 설치된 간이 카페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다.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값비싼 미술품도 판다.
옷가게인가, 카페인가, 갤러리인가 싶지만 모두 아니다.
의문스러운 가게의 정체는 일본 유명 서점 츠타야다.
츠타야가 한국에 첫 팝업 매장을 열었다.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에서 5월 30일~7월 13일 총 45일간 문을 연다.
창립자 마스다 무네아키가 "라이프스타일을 판다"고 선언하며 일찌감치 책만 파는 서점의 틀을 깬 이곳은 업계에서 '서점의 미래'로 불린다.
"츠타야는 서점의 미래? 문화를 판다" 츠타야의 팝업 공간 중 의류, 문구류, 굿즈를 판매하는 장소. 김수미 인턴기자 방문객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에 위치한 츠타야의 팝업 매장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김수미 인턴기자 팝업 이틀째인 지난달 31일, 서울 한복판에 문을 연 일본 서점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팝업 공간을 기획한 영감의서재 관계자는 "모리 히로시, 아라이 사코 등 일본 대표 작가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고 티셔츠, 모자 등 일부 제품은 하루 만에 매진됐다"며 "주변 상점에도 평상시보다 3, 4배 인파가 몰렸다"고 전했다.
일본 츠타야는 책이 충분히 갖춰져 있어 서점의 기본적 기능에 충실하지만, 한국 팝업에선 이 부분을 최소화했다.
소비자들도 책 없는 서점을 어색해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츠타야에 가 본 적이 있다"는 회사원 김수현(32)씨는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츠타야가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제품이 많은 브랜드라 영감을 얻고 참고할 아이디어도 찾을 겸 지인들과 방문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현주(26)씨는 "츠타야라는 브랜드는 그 공간 자체가 주는 매력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감각적인 잡지를 좋아하는데 츠타야에 그런 것이 많아 외국인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일본의 유명 서점 츠타야가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에서 5월 30일~7월 13일 총 45일간 팝업 매장을 연다.
송옥진 기자 츠타야의 한국 팝업 공간 중 한 곳인 '아트의 정원'. 동시대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모든 전시 작품은 판매한다.
송옥진 기자 한국 서점도 츠타야처럼 문화를 파는 거점으로서의 기능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요즘은 서점에 카페가 입점해 있거나 문구류, 전자제품 등 다른 물건을 함께 파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종이책을 읽지 않을뿐더러 오프라인 쇼핑이 점차 줄고 있는 시대에 책만 팔아서는 서점의 존속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심리학자인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람들은 보통 서점에서 자기 시간을 쓰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며 "서점에서의 경험이 유익하다는 인식이 있다 보니 츠타야도 공간을 매개로 물건을 팔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브랜드에 친숙해진 세태 반영" 일본의 패션 편집숍 브랜드 빔즈는 4월 4일~5월 8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잠실점에 한국 첫 팝업을 열었다.
출처 빔즈 서울 인스타그램 비록 팝업이지만 일본 대표 서점의 한국 상륙은 한국 소비자에게 일본 브랜드가 그만큼 친숙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엔 일본 패션 편집숍 브랜드인 빔즈가 한국에서 첫 팝업을 열기도 했다.
빔즈는 한국 공식 인스타그램을 오픈하는 등 한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한일의 문화적 스타일이 비슷한 데다 특히 경제적 수준이 예전에 비해 많이 비슷해지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지에 일본 제품이 상당수 편입됐다"며 "일본 브랜드 입장에선 한일 관광객 교류도 많다 보니까, 한국 내 매출로만 끝나지 않고 한국 여행객이 일본에 갔을 때 또 그 매장을 찾게 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882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모든 팝업은 정식 매장을 열기 전 테스트 성향이 짙다.
게다가 츠타야같이 서적류 비중이 낮은 서점은 해외 시장 진출 문턱이 더 낮다.
중국, 대만 등엔 이미 진출한 상태다.
츠타야의 한국 팝업 관계자는 "아직 상시 매장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올해 안에 한 번 더 팝업이 계획돼 있어 반응을 종합해 시장 진출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온 日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