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F, 무함마드 신와르 사살 과정 공개
"팔 민간인 이 인질 피해 없었다" 강조
"종전 필요" 하마스, 미 휴전안 거부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1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에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무함마드 신와르 사살 과정을 공개했다.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신와르의 사망을 공식화한 데 이어 군 당국이 구체적인 작전 내용을 알리고 성과를 부각한 것이다.
신와르 제거가 불러올 파장이 불분명한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 휴전 논의는 또 표류할 조짐이다.
"WSJ 보도가 작전 시작점"
이스라엘방위군(IDF) 병사들이 지난달 19일 남부 가자지구 접경 지역에서 이동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과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신와르가 같은 달 13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유럽병원 공습 과정에서 제거됐다고 밝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28일 의회에 신와르의 사망을 보고한 지 사흘 만에 군·정보 당국이 세부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두 기관은 지난달 13일 작전에서 하마스 군 조직 핵심 간부 두 명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작전 발단은 지난달 초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였다고 IDF와 신베트는 설명했다.
신문을 통해 하마스 지휘부가 조만간 모여 휴전 협상을 논의할 것임을 파악한 이스라엘군은 추가 첩보 활동으로 '13일 유럽병원 인근 지하터널 회동' 정보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후 회동 당일 이스라엘군은 30초 만에 미사일 최소 50발을 쏟아내는 '1차 공습'을 가한 뒤 하마스 대원들이 부상당한 신와르의 구조를 시도할 가능성을 고려해 주변 지역을 수차례 더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인질과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정밀 미사일을 활용해 병원 건물 피해를 최소화했고, 공습 주변 지역에 자국민 인질이 없다는 것도 철저히 확인했다는 게 IDF 측 설명이다.
휴전은 표류, 인도주의 위기는 악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지난달 30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의 피란민 캠프에서 구호품 배급을 받으려 몰려들어 있다.
칸유니스=UPI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신와르의 사망을 계기로 휴전 협상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마스 내 전쟁 강경파 입김이 줄어들고 네타냐후 총리도 전쟁 승리를 선언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간 하마스가 고위급 인사를 잃고도 강경한 전쟁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 역시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 역시 하마스 지도부를 계속 제거하겠다고 경고했다.
하마스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휴전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 역시 부정적인 신호다.
하마스는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지난달 29일 전달했던 '60일 일시휴전 및 인질 10명·시신 18구 송환' 제안에 대해 "(휴전은) 영구 휴전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전쟁 종식 보장 없이는 휴전 및 인질 추가 석방이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종전 확답을 꺼리는 미국과 이스라엘 역시 즉각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휴전 논의는 교착 국면에 빠졌다.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 상황은 악화일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날 가자지구 중남부 지역을 이동하던 구호트럭 77대가 모두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의해 습격당했다고 밝혔다.
기아 위기에 직면한 주민들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구호 식량을 빼앗은 것이라고 WFP는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은 1일 새벽 이스라엘·미국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구호품 배급 현장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가자 주민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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