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동시다발 압수수색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이 18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해 모해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일 수사 개시를 선언한 뒤 핵심 피의자에 대한 첫 구속영장 청구다.
특검팀은 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의원은 참고인 신분이다.
김장환 목사 자택과 김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극동방송 건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자택·사무실 등 10여 곳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팀은 이 의원과 김 목사 등 종교계 인사들이 임 전 사단장과 대통령실 등 윗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 의원이 ‘VIP 격노설’의 진원지인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린 당일 저녁 윤석열 전 대통령과 6분가량 통화한 기록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은 개인 전화로 이 의원과 통화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확보한 2023년 7~8월 김 목사와 임 전 사단장의 통화 기록과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리던 시점에 이 의원과 김 목사가 통화한 기록도 넘겨받았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도 이날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본부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의원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2부는 이날 오후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된다”며 윤 전 대통령의 구속적부심 청구를 기각했다.
이로써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
‘친윤’ 이철규·권성동 겨눈 특검…국민의힘 “야당 탄압”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18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과 통일교 시설 등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권 의원이 국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두 특검이 이날 친윤계 핵심 현역 의원들을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나선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특검의 노골적인 야당 탄압”이라며 “공정성과 객관성이 생명인 특검이 정부·여당의 직할대처럼 힘자랑을 하며 야당을 무차별 탄압하는 정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철규 의원도 이날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참고인이라며 집까지 와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통화 기록 한 번 있다고 저렇게 무자비하게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가지고 압수수색한 것”이라며 “특검은 의혹 전반에 대해 적극 수사할 책무가 있다.
법원 결정에 가타부타 말하는 게 적절한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정민영 특검보도 이날 브리핑에서 “임 전 사단장과 주변 인물에서 시작해 대통령과 대통령실 주변 인물로 여러 통로를 통해 구명 로비가 연결된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은 이날 오후 8시20분쯤 기각됐다.
구속적부심은 이날 오전 10시15분부터 6시간가량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321관 법정에서 진행된 이날 구속적부심에서 윤 전 대통령은 30분가량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건강 악화를 호소했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간 수치가 나빠졌다며 피 검사 수치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유정화 변호사는 심사 후 취재진과 만나 “(발언 도중) 힘들어하기도 하셨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발언하셨다”고 전했다.
가평 통일교 본부에 모인 신도들. [연합뉴스]
이날 구속적부심에서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과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구속의 적법성을 두고 지난 9일 영장실질심사 때 못지않게 격돌했다.
변호인단은 140여 쪽 분량의 PPT 발표 자료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을 재구속한 혐의가 기존에 기소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사실상 같은 범죄 사실이라 재구속 제한 사항이며 소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억수 특검보와 조재철 부장검사 등 특검팀도 100여 쪽 분량의 PPT 자료와 같은 분량의 별개 의견서를 통해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 전 대통령에게 조사를 받지 못할 만한 건강상 이유는 없으며 구속을 취소할 정도 또한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구속이 유지되면서 특검팀은 첫 번째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구속 기간 연장 청구 또는 곧바로 구속 기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재구속 직후인 지난 11일과 14일 특검팀 소환 조사에 불응했고 구치소 내 인치 지휘에도 따르지 않으며 사실상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구속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특검팀이 연장 없이 곧바로 기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빠르면 이번 주말 기소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장환·이영훈 목사…특검, 동시 압수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