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사진)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설난영 여사를 비난한 발언이 대선 막판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노동자·학력 비하 발언으로 여겨지면서다.
문제의 발언은 28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나왔다.
유 전 이사장은 설 여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을 지적한 데 대해 “설씨가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고졸인) 설난영은 세진전자 노동조합 위원장이었고, 대학생(김 후보)이 노동자와 혼인한 것” “본인의 인생에서 갈 수 없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에 있어 제정신이 아니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SNS 등을 통해 관련 발언이 퍼지며 비판 여론이 일었고, 국민의힘은 물론 여성단체 및 양대노총도 반발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30일 “고졸 설난영 여사가 서울대 나온 남자와 결혼한 게 ‘갈 수 없는 자리’에 간 것이고 정신줄을 놓을 만큼 고양될만한 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단체 ‘한국여성의전화’는 29일 “여성과 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학력에 대한 비하가 진행자·출연자·방청객의 우스갯거리로 소비된 현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30일 각각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을 고졸 출신이라고 조롱했던 이들과 다를 게 무엇인가”, “여성과 노동자에 대한 비하이며 학력에 대한 차별”이라고 비판하며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도 사과와 해당 부분 삭제를 요구했다.
김문수 후보도 입을 열었다.
그는 30일 오전 페이스북에 “설난영씨는 25세에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될 만큼 똑 부러진 여성이었다.
제가 2년 반의 감옥 생활을 하는 동안 묵묵히 곁을 지키며 희망과 용기를 주던 강인한 아내였다”며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고, 갈 수 없는 자리가 따로 있느냐. 설난영이 김문수이고, 김문수가 설난영”이라고 썼다.
이날 기자들을 만나서도 “(유 전 이사장) 여동생이 1986년 5·3 인천사태 때 저와 함께 구속된 공범”이라며 “저와 제 아내도 너무 잘 안다.
제정신이 아닌 정치다.
참 슬프다”고 했다.
그는 이날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유세를 펼쳤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도 “명문여고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마친 설 여사를 선거의 도구로 삼아 ‘욕망의 화신’처럼 묘사했다.
노무현 정신의 정반대에 선 퇴행적이고 모욕적 행태”(이 후보), “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엘리트주의”(권 후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침묵했다.
대신 강훈식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선대위는 물론 모든 민주 진보 스피커가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만 했다.
여성단체 “유시민, 여성·노동자 멸시”…권영국도 “엘리트주의”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