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뺐어요]
당뇨 진단을 받고 총 30kg을 감량한 조대형씨./사진=김예경 기자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제다.
헬스조선은 다이어트를 어렵게만 여기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만나 비법을 공유하는 코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헬스조선이 직접 만난 ‘이렇게 뺐어요’ 아홉 번째 주인공은 2010년 당뇨병 진단을 계기로, 최고 몸무게 92kg에서 3개월 만에 10kg을 감량 후, 각종 다이어트 서적을 읽으면서 2년간 20kg을 추가로 감량해 15년간 요요 없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조대형(60·서울시 광진구)씨다.
그는 다이어트로 당뇨병 진단에서 정상 혈당으로 되돌아갔다.
조대형씨는 현재 고등학교 중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직접 겪은 다이어트 비법, 유지 비법 등을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그에게 구체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물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2006년에 아버지가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처럼 말년에 아프고 싶지 않았다.
돌아가시기 직전, 아버지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시면서 ‘너는 나처럼 되지 말아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2010년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가 떠오르면서 동시에 자식과 아내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렇게 40대 후반이 돼서야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살을 빼야 할지 몰라 단식원에 들어가 보고, 무작정 굶어보면서 요요도 겪었다.
이렇게 하다가는 건강이 되레 나빠지겠다고 생각이 들어 생활 습관을 바꾸며 총 30kg을 감량했다.
” -당뇨병 진단 전 식습관은 어땠나? “식습관이 엉망이었다.
눈에 보이는 건 다 먹었다.
친구들한테 ‘너 어지간히 먹는구나’라는 말도 들을 정도였다.
술을 좋아해서 취한 상태로 안주를 다 먹어 치운 적도 있다.
술 먹고 나면 취기에 크림빵,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어렸을 때 가난했던 시절이 있어서 배고프지 않아도 다 먹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 조대형씨의 식단(시계방향대로 아몬드 슬라이스와 아메리카노, 도시락. 프로틴 쿠키, 집 밥)/사진=조대형씨 -다이어트 식단은 어떻게 바꿨나? “처음 10kg을 감량하는 동안에는 무조건 양을 줄였다.
밥 한 공기를 먹으면 반 공기를 먹는 식이었다.
이때 채소 주스를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다.
양파, 당근, 양배추를 썰어서 끓인 물을 마셨다.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유지하다가 체계적으로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적게 먹는 것보다 ‘균형 잡힌 식사’ ‘혈당을 덜 올리는 식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학교 점심시간 급식을 먹지 않고 현미잡곡밥, 닭가슴살, 두부, 채소로 구성된 도시락을 싸 들고 다녔다.
흰 쌀밥은 당뇨 환자의 혈당을 올린다고 해서 먹지 않았다.
단백질로 닭가슴살뿐만 아니라 돼지 안심, 소고기, 두부를 즐겨 먹었다.
간식으로는 아몬드 슬라이스, 단백질 쿠키에 아몬드 우유,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그리고 무조건 공복 열두 시간 이상을 지키려고 했다.
하루 동안 총 네 번 먹었다.
아침은 출근 전 오전 여섯 시 반에 점심은 열한 시 반, 간식은 오후 두 시와 세 시 사이, 저녁은 오후 다섯 시와 다섯 시 반에 먹었다.
” -운동도 했나? “걷기를 자주 했다.
집에 러닝 머신을 들였다.
스트레칭도 자주 한다.
헬스장에서는 케틀벨을 이용한 스쿼트, 팔굽혀 펴기 등 맨몸 위주로 한다.
2020년 PT 수업을 받은 적이 있어서 이때 경험으로 혼자 운동하는 편이다.
” 다이어트 전(왼)와 후(오)의 조대형씨./사진=조대형씨 -꼭 지키는 생활 습관이 있다면? “13년 동안 매일 공복에 몸무게와 혈당을 잰다.
느슨해지지 않고 경각심을 갖기 위함이다.
인바디로 몸무게와 근육량을 확인하고 자가 혈당 측정기로 혈당 검사를 한다.
오늘 아침에도 재고 왔다.
몸무게는 62.3kg이 나오더라. 몸무게와 혈당을 재면 오늘 하루 어떻게 먹어야 하고, 어떤 강도로 운동해야 하는지 조절할 수 있다.
또 외식할 때를 대비해 얼린 현미잡곡밥을 들고 다닌다.
대부분 음식점에서는 쌀밥만 줘서, 현미밥을 랩으로 돌돌 말아서 가지고 다닌다.
” -외식 땐 어떻게 하나? “죽이나 국수를 뺀 샤브샤브, 양념을 뺀 고기구이, 생선구이다.
중국집에서 탕수육이나 만두를 먹을 땐 소스를 아주 조금 찍어 먹는다.
가족들이 ‘아빠는 부어 먹는 부먹파가 아닌 찍어 먹는 찍먹파다’고 놀릴 때도 있다.
술도 가끔 마시는데, 무알코올 맥주에 반건조 오징어를 안주로 먹는다.
가끔은 부어라 마셨던 젊을 때의 내가 그립기는 하다.
” -다이어트 후 변화는? “살쪘을 때는 만사가 귀찮았다.
그런데 몸이 가벼워지니 식곤증이 없어지고 매사에 의욕이 생기는 것 같다.
건강 관련 수십 권의 책과 영상을 찾아보면서 다이어트했다.
이로 인해 요요 없이 다이어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0년 이상 교사 생활하며 중국어만 가르쳐 왔는데, 나만의 다이어트 비법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2022년 유튜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가, 주위에서 ‘다이어트 관련 내용을 올리면 잘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나의 다이어트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직접 책도 내고 싶어서, 단행본 한 권 이상 분량의 원고를 집필했다.
출판사에 이곳저곳 연락하고 있다.
요즘은 제대로 영상 편집을 배우고 있다.
” -다이어트 중인 당뇨병 환자에게 한 마디. “당뇨병은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한 질환이다.
필요한 경우 당연히 약을 먹어야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식습관’ 변화라고 생각한다.
살을 빼고 정상 혈당으로 되돌아가면 오히려 먹는 게 즐거워진다.
살 빼는 게 힘들다면 그때마다 가족들이나 앞으로 자신의 미래를 꼭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는 다이어트로 새로운 ‘나’를 찾았다.
단 한 번으로 생활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변화한 나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 -향후 목표가 있다면? “정년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제2의 삶에 대해 구상하고 있다.
‘건강 전도사’가 되고 싶다.
나의 다이어트는 우리 가족 전체 삶을 바꿨다.
아내도 나를 따라 7kg을 감량했다.
더 늙기 전에 유튜브도 잘 되고 방송 출연도 해보고 싶다.
지금이 남은 생에서 가장 젊은 순간이다.
유튜브를 하는 이유는, 나의 가장 젊은 날을 기록하고 싶어서다.
가장으로서, 교사로서, 또 유튜버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나는 딸들에게 건강한 아버지가 돼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