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연주가 노화하는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악기 연주가 노화하는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학원 두이 교수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악기 연주자 25명, 악기 연주 경험이 없는 같은 연령대 25명, 20대 일반인 24명을 대상으로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해 뇌 활동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백색 소음 속에 가려진 음절을 듣고 이를 구별하는 과제를 수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뇌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기록됐다.
그 결과, 악기를 연주해 온 고령자들은 소음이 많은 상황에서도 말을 더 정확하게 알아듣는 능력을 보였고, 뇌의 활동 패턴도 젊은 사람들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인지 예비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 의대에 따르면, ‘인지 예비력’이란 뇌가 나이가 들어도 다른 경로를 이용해 기능을 유지하려는 능력을 말한다.
교육, 호기심, 다양한 활동 등으로 평생 쌓아온 인지 자산이라고 보는 것이다.
연구 저자인 두이 교수는 “잘 조율된 악기가 굳이 소리를 키우지 않아도 선명하게 들리는 것처럼, 오랜 음악 훈련을 받은 고령자의 뇌는 적은 에너지로도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며 “악기 연주 경험이 인지 예비력을 키워, 노화로 인한 청각 저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음악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인지 예비력이 뇌의 노화 속도를 늦추고, 더 젊은 뇌 패턴을 유지하게 만든다는 내용의 ‘Hold-Back Upregulation’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연구팀은 악기 연주 외에도 외국어 학습, 규칙적인 운동, 수업 참여, 퍼즐 풀기 등도 인지 예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다양한 활동이 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공동 저자인 장레이 교수는 "긍정적인 생활습관은 노화에 따른 인지 저하를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며 "악기를 배우는 것은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으며, 지속적인 취미로 삼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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