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나 인공감미료가 일부 어린이에게 조기 사춘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설탕이나 인공감미료가 일부 어린이에게 조기 사춘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유전적으로 조기 사춘기에 취약한 아동에게서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타이페이의 완팡 병원 가정의학과 양칭천 교수 연구팀은 식습관, 유전자, 조기 사춘기 발현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대만 청소년 1400명 이상의 식습관과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이 중 481명은 실제로 조기 사춘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소변 샘플을 통해 감미료 섭취량을 측정하고, 조기 사춘기와 관련된 19개 유전자 패널을 분석해 유전적 취약성도 함께 고려했다.
연구 결과, 설탕,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글리시리진(감초 성분) 등의 섭취가 많을수록 조기 사춘기 발현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교수는 앞선 연구에서 인공감미료가 사춘기 관련 호르몬과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예를 들어, 아세설팜칼륨(Ace-K)은 사춘기를 유발하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바꾸고 사춘기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준다.
이번 연구에서 또 주목할 점은 성별에 따라 감미료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수크랄로스는 남아에서 조기 사춘기 위험을 높였고, 여아에서는 수크랄로스뿐 아니라 글리시리진과 첨가당이 모두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이러한 성별 차이는 감미료가 남성과 여성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개별화된 건강 위험 평가를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상적인 여자 어린이는 10~11세에 가슴이 나오고, 남자 어린이는 12~13세에 고환이 커지기 시작한다.
이런 변화가 여자 8세 이전, 남자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성조숙증이다.
그러나 여자 9~10세, 남자 10~11세에 나타나면 조기사춘기다.
골격 성장이 빨리 진행될 순 있지만, 성장이 일찍 멈춰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심장병, 일부 암, 제2형 당뇨병 등의 위험도 증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양 교수는 “이번 결과는 부모,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보건 당국 모두에게 직접적으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유전자 위험군에 대한 선별검사와 감미료 섭취 조절이 조기 사춘기와 그로 인한 장기 건강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 감미료 섭취와 조기 사춘기 간의 인과관계를 직접적으로 입증한 것은 아니다.
또, 해당 결과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예비 자료로, 동료 평가를 거쳐 학술지에 공식 게재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내분비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최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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