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 교육단체, 정치적 편향 댓글 공작팀 운영 의혹
서울교대와 협약 맺고 서울 초등학교 현장 진입
교육부 “리박스쿨, 서울 10개교에 늘봄학교 프로그램 공급...전수조사”
서울교대 “우린 정치적 활동과 무관, 즉시 협약 취소”
교사단체들 “교육현장, 정치 선전 도구로 전락”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 소속 정준호 부단장과 의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리박스쿨'에 항의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 조작팀을 만들어 여론 조작에 나선 정황이 포착된 극우 성향 역사 교육단체 '리박스쿨'이 서울교육대학교와 업무 협약을 맺고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공급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프로그램과 문제 단체들의 관련성을 전수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5월31일 설명자료를 내고 리박스쿨 대표가 '한국늘봄교육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서울교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리박스쿨 측이 제안한 '두근두근 신나는 실험과학'과 '오감으로 느끼는 그림책'이라는 과학·문화 프로그램이 채택돼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해당 사안의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서울교대는 상황 점검 후 즉시 프로그램 운영 중지 및 업무협약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교대 늘봄교육지원센터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 대학은 리박스쿨 A 대표의 정치적 활동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서울교대는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고 있으며, 내용상 그 어떠한 문제 없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 단체, 댓글 공작팀 '자손군' 운영하며 정치적 편향 활동 의혹
지난달 30일 뉴스타파는 '이승만·박정희 지지' 역사교육을 하는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팀을 만들어 댓글 공작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찬양하는 댓글을 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하하는 댓글을 달고 있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리박스쿨 대표 A씨는 "서울교대와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이미 많은 초등학교에 강사가 투입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늘봄학교 내실 강화를 위해 서울교대 등 4개 대학과 프로그램 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교대는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도모했는데, 리박스쿨 측(한국늘봄교육연합회)이 제안한 과학·문화 프로그램이 이 과정에서 채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단체들 "교육현장이 정치 선전 도구로 전락" 비판
교사단체들은 긴급 성명을 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5월31일 긴급 성명을 내고 "극우 단체의 늘봄학교 강사 양성을 방조한 교육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늘봄학교 정책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며 학교 밖 교원 기본시민권을 막는 리박스쿨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리박스쿨은 법과 제도적으로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교사들에게 시민기본권이 확보된다면 편향된 교육을 할 수 있다며 교사의 학교 밖 시민기본권리 회복을 반대하였으며 댓글 부대를 운영하며 사실을 호도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교사단체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늘봄학교 정책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육부가 인력 부족 문제를 방치하고 늘봄학교 전면 도입을 강행하며 급조된 인력을 불러들일 때부터 이미 예견된 결과"라며 "민간위탁기관이 아무런 검증도 없이 강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자격을 개방하고, 각 학교에 일방적 지시만 내려보내는 방식으로는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학교는 교육에 집중하고, 지자체는 돌봄을 책임지는 분명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학교에 모든 기능을 억지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교육도, 책임 있는 돌봄도 실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