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시사IN〉 대학기자상이 수상자 선정을 마쳤다.
취재보도 부문 82편, 뉴커런츠 부문 7편, 방송·영상 부문 20편, 사진·그래픽 부문 10편, 특별상 부문 4편으로 총 123편이 출품되었다.
대상 1편, 취재보도 부문상 2편, 방송·영상 부문상과 특별상 각각 1편씩 수상작 총 5편이 선정됐다.
대상을 받은 중앙대 방송국 UBS는 중앙대 다빈치캠퍼스 인근 ‘외리’에 사는 고려인들을 영상으로 다루었다.
취재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카이스트신문〉은 윤석열 경호원의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 사건을 보도했다.
같은 부문 상을 받은 〈인하대학신문〉은 전직 총대의원회 위원장의 학생자치비 미반환 사건을 기사화했다.
〈이대학보〉는 지난해 총선을 맞아 청년 정치를 보도해 영상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특별상을 받은 〈경남대학보〉는 〈경남신문〉과 함께 지역 대학 언론의 활로를 모색하는 연속 보도를 했다.
모두 대학, 사회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과 집요한 취재가 빛난 보도들이다.
대학기자상 특별상 수상자인 경남대 <경남대학보> 원지현·신효빈·노경민·박성한 기자(왼쪽부터). ©시사IN 이명익 ■ 특별상 수상작 지역대학언론 진단보고서 경남대 〈경남대학보〉 원지현, 노경민, 신효빈, 박성한 〈경남대학보〉 취재는 올해 대학기자상 수상팀 인터뷰 가운데 가장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수상자들은 대체로 굳은 표정으로, 깊이 생각하며 답변했다.
이들은 〈경남신문〉과 협업한 4부작 기사로 특별상을 받았다.
주제는 ‘지역대학언론 진단보고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힘에 겨운 학생 언론인의 모습을 보도했다.
학보사 선배 출신 〈경남신문〉 기자가 제안한 기획이었다.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을 통해 협업하자는 것. 주제는 박성한 기자(심리학·23학번)가 제안했다.
“학보사에 대한 자전적 기사를 쓰고자 하는 막연한 생각이 이전부터 있었다.
우리 학보만 진단해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보조금 지원이나 선배의 취재 노하우를 통하면 잘 써볼 수 있겠다고 느꼈다.
” 〈경남대학보〉의 어제와 오늘을 담고, 타 지역 대학 언론인들을 만나 머리를 맞댔다.
학내 언론에 대한 무관심을 말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담았다.
세 명 중 두 명은 ‘학보를 읽어본 적 없다’는 내용이었다.
원지현 기자(심리학·21학번)는 이것도 체감하는 비율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세 명 중 한 명은 학보를 읽는다는 뜻인데, 4년간 학교 다니면서 처음 보는 사람이 ‘학보사를 안다’고 말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우리끼리는 반진심, 반농담으로 ‘아무도 안 읽는다’는 말을 한다.
” ‘지역 소멸’은 지역 대학의 난관, 지역 대학 언론의 침잠을 뜻한다.
학내 언론의 위기는 전국적 현상이지만, 불똥은 지방부터 튄다.
〈경남대학보〉에서 활동하는 정기자는 4명. ‘독자’인 학생 수도 점차 줄어든다.
다른 지역 대학 언론사 역시 비슷한 인력난,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취재하면서 알게 되었다.
타 대학 언론사와 좌담회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로 했다.
원지현 기자는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다.
꾸준히 교류하면서 대화하다 보면 구체적 문제가 무엇인지라도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는 ‘힘들다’로 끝나지는 않았다.
〈경남대학보〉 편집국장을 맡고 있는 박성한 기자는 어려운 환경만큼 각 학보사 내부의 ‘패배주의’도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는 글만 잘 쓰면 되고, 어차피 사람들은 관심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번 학기에 아는 교수나 학생회를 찾아가서 ‘신입생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하게 해달라’고 말하고 다녔다.
이전에는 나처럼 청한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 어쩔 수 없다고 여기기 전에 최소한 학보사가 있다는 건 알도록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 특별상 심사평 ‘학생 이전에 기자’, 공감하고 응원한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 〈경남대학보〉의 연재 기획 ‘지역대학언론 생존법’은 지역 대학 언론인의 고민을 매번 풀어냈다.
심사위원들은 지역, 청년, 언론이라는 화두를 꺼내든 〈경남대학보〉의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교수, 언론인, PD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대학 언론이 내몰리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후속 세대의 분투에 박수를 보냈다.
특별상 선정이 지역 대학 학보사에 대한 상찬과 안타까운 시선의 중첩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배경이다.
이번 연재에는 〈경남대학보〉의 역사, 인근 5개 대학 학보사의 상황, 대안과 활로 모색, 좌담회까지 4회 분량이 담겨 있다.
연재 기사는 “(지역) 대학 내부 이야기는 구성원들이 관심이 있어도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해주는 단위가 없다”라고 했다.
이런 현실에 지역 대학 기자들의 역할이 있다.
바로 지역 대학과 학생의 연결망 고리와 실핏줄 기능이다.
협업을 위한 노력은 기성 언론인의 눈길을 끌었다.
학보사 기자들은 향후 좌담회에서 연락망을 구축하고, 공동 취재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인근 대학의 기자들과 해결 방안 찾기에 골몰한 과정엔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연대의 힘이 지속적으로 발현되길 기대한다.
지역 대학의 학생 기자 대부분은 언론계 취직 계획이 없을 정도로 난망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대한민국에서 지역 언론에 제2의 심장 역할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심장론’이 타당하다면 대학 언론을 그 중심에 둘 수 있다.
학생 기자들은 자신들을 ‘학생’ 이전에 ‘기자’라고 규정했다.
이들의 규정에 공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 언론인을 향한 간절한 응원이 절실하다.
특별상 수상을 축하한다.
지역 대학 언론의 자전적 분투기 [시사IN 대학기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