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쪼아 생긴 무릎 상처로 치명적일 수 있는 관절 감염 발생한 사례 보고
스위스에 사는 한 20대 여성이 닭에게 무릎을 쪼인 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관절 감염에 걸린 사례가 보고됐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왼쪽 하단 사진='BMC Infectious Diseases'] 스위스에 사는 한 20대 여성이 닭에게 무릎을 쪼인 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관절 감염에 걸린 사례가 보고됐다.
스위스 바젤란트주에 거주하는 이 26세 여성은 집에서 키우던 수탉에게서 부리로 무릎이 쪼인 뒤 작은 상처가 남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소독만 한 후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자 무릎이 붓고 붉어지며 극심한 통증이 발생해 급히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무릎 안쪽에 있는 작은 상처를 발견했지만, 겉보기에 상처는 깊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밀 검사를 해 보니 닭의 부리가 무릎 관절 내부까지 깊숙이 찔러 내부에 손상을 입혔음이 확인됐다.
관절 내부에서 채취한 혈액을 검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은 패혈성관절염(septic arthritis)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뼈와 연골을 빠르게 파괴해 영구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다.
드물게는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의료진은 수술 중 수탉의 부리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을 관통한 것을 발견했고, 연골과 무릎 뼈가 손상됐음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관절과 손상된 연골을 세척한 뒤 뼛조각을 제거했다.
감염의 원인은 엔테로코커스 패시움(Enterococcus faecium)으로 밝혀졌다.
이 균은 동물의 장 내에 서식하며 주로 농장에서 발견되는 드문 병원균으로, 오염된 수탉의 부리를 통해 관절 내로 직접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수술 후 발적, 부종, 통증 등 임상 증상이 호전되어 환자는 이틀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이후 9일 간 경구용 항생제 치료를 이어갔으며, 2개월 후 추적 검사에서 환자는 통증 없이 딥스쿼트를 할 수 있을 만큼 크게 회복됐다.
환자는 사고 후 10개월 후에도 무릎과 관련된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다.
의료진은 "수탉의 공격으로 세균성 패혈성관절염 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사례는 상처를 외부에서만 평가할 경우, 관통 상처의 깊이를 과소평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스위스 바젤란트주립병원(KSBL) 정형외과 및 외상외과 의료진이 《BMC 감염병 저널(BMC Infectious Diseases)》에 'Septic arthritis of knee joint after rooster attack: a case report(DOI https://doi.org/10.1186/s13256-025-05215-0)'라는 제목으로 보고했다.
감염이 관절까지 침투…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 패혈성관절염은 혈행으로 전파된 세균이 관절을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즉, 대개 신체 다른 부위에서 발생한 감염이 혈류를 통해 관절로 퍼지며 발생한다.
고관절이나 무릎과 같은 큰 관절에 흔하게 나타나지만, 어깨나 발목 등 다른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관절 통증 및 압통 △관절 부종 및 열감 △운동 범위 제한 △발열 등이 있다.
가장 흔한 원인균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의하면, 패혈성관절염의 약 37~56%가 이 균에 의해 발생한다.
그 외에도 매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A군/B군 연쇄상구균, 임질균, 수막구균에 의해서도 패혈성관절염이 유발될 수 있다.
치료는 대개 항생제 투여로 이루어진다.
필요시 감염된 관절액을 배출하며, 관절 운동 회복을 위해 물리치료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관절 안에 괴사된 조직이 많은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패혈성관절염은 대개 짧은 시간 내에 급격히 악화된다.
따라서 진단이 늦어질 경우 관절 연골 및 뼈가 손상될 뿐 아니라, 감염이 전신으로 퍼지며 패혈증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일부 보고에 따르면, 항생제 치료를 받더라도 패혈성관절염의 사망률은 7~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상처가 생긴 후 상처 부위나 주변에 발적, 열감, 고름 등의 감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기존에 관절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당뇨병·암 치료 중인 면역저하자, 최근 동물에게 물렸거나 피부에 상처가 난 경우에는 세균 침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수탉에 쪼인 뒤 생긴 상처 하나…알고 보니 관절까지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