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성락 SR경제연구소 소장의 횡재 확률 높이는 법
● 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켜 횡재 가능성 높여라
● ①매출·영업이익 20% 이상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에 주목
● ②충격에 휘청이는 PER 세 자릿수 기업은 걸러야
● ③기업이 몸담은 시장의 성장가능성도 고려해야
● ④매도 시점은 매출·영업이익률 2년 연속 꺾일 때
최성락 SR경제연구소 소장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우고, 이것을 지켜나가야 투자자로서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부자가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이 큰돈을 벌어보는 경험, 즉 ‘횡재’다.
횡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첫째, 무엇보다 수중에 거금이 생긴다.
둘째, 한 번이라도 성공을 경험하면 삶의 자세가 달라진다.
그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사실 후자가 더 중요하며, 투자에만 국한된 얘기도 아니다.
업무에서도 횡재를 경험한 직장인과 그렇지 못한 직장인은 비전과 능력에서 차이가 벌어진다.
”
투자 원칙 철저히 지켜 ‘횡재 가능성’ 높여라
5월 28일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만난 최성락(56) SR경제연구소 소장은 횡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흔히 “성공은 운칠기삼”이라고 말한다.
성공하려면 재주 못지않게 운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최 소장 역시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그는 투자 성공의 정수로 ‘운’과 ‘원칙’을 꼽았다.
투자자로서 크게 성공하려면 운이 중요하지만, 그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올바른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횡재의 미덕을 누구보다 크게 체감했다.
동양미래대 경영학 교수로 근무한 그는 2021년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
텐베거(수익률 1000% 이상) 종목을 다수 발굴하는 등 투자에 성공한 덕분이다.
그에게 가장 뜻깊은 횡재는 비트코인 투자였다.
2014년 비트코인 20개를 평단가 57만 원에 구입한 일은 삶의 자세와 경로를 크게 바꾸었고, 전업투자자로 인생 2막을 살게 만들었다.
대학교수직을 그만둔 이후로도 자산이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 ‘100억 자산가’ 대열에 합류했다.
다음은 최 소장과의 일문일답.
경제적 자유를 이뤘는데, 삶이 어떻게 바뀌었나.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교수 시절 ‘나중에 직장을 그만두면 해야지’ 생각했던 일이 많았다.
교수를 그만둔 후 계획대로 바이올린을 배우고 골프도 시작했는데, 잘하려니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라. 결과적으로 직장을 다닐 때부터 꾸준히 해왔던 일, 그 가운데서도 정말로 좋아한 일에 집중하게 됐다.
산책과 독서, 책 쓰기 등이다.
뭐든지 젊을 때 시작해야 한다는 옛말이 이해되더라. 교수 시절 연구와 논문 쓰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간이 주어지니 그 일은 하지 않았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
왜 투자로 성공하는 것이 어려울까.
“‘내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의심하는 태도 때문이다.
물론 부자가 못 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월급을 아낀들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
다만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라도 횡재를 경험해 봐야 한다.
한 번이라도 투자에 성공하면 어느덧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투자자로 성공하려면 횡재를 경험해야 한다?
“30년 만기 적금을 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시간이 흘러 돈을 수령해도 삶의 수준은 크게 바뀌지 않으며, 일정 범위 안에 머무른다.
하지만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연봉 이상을 벌어보면 자신의 한계가 탁 트이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방법은 저마다 달랐을 수 있으나, 이전과 삶의 자세가 바뀔 거라는 측면에서는 같을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실은 가능했구나’를 깨닫고, 미래를 새로 그리게 된다.
물론 횡재하기란 쉽지 않고, 확률도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부단히 노력하며 횡재의 가능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
최성락 SR경제연구소 소장은 2014년 평단가 57만 원에 매수한 비트코인 20개의 가격이 크게 뛰면서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었다.
사진은 6월 23일 서울 강남구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뉴스1
횡재라고 하면 흔히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렇지만도 않다.
횡재라는 것은 금전 차원은 물론 업무 차원에서도 가능하다.
횡재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삶의 자세가 다르다.
가령 국내 저널에만 논문을 출고해 온 사람이 어쩌다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싣게 되면, 다음부터는 논문 작성 기준이 SCI급으로 올라간다.
마찬가지로 수천만 원대 프로젝트만 맡아왔던 사람이 억대 프로젝트에 성공해도 사고방식이 바뀐다.
이들이 다시 국내 저널에 출고할 논문을 쓰거나, 수천만 원대 프로젝트를 맡아도 업무 스타일은 이전과 다를 것이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
매출·영업이익 20% 이상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에 주목
최 소장은 지난 10년간 횡재의 순간을 5번 맞이했다.
텐베거 종목을 5개 발굴한 것이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엔비디아와 넷플릭스, 중국 최대 주류업체 귀주모태주, 미국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기업 카바나, 그리고 비트코인이다.
이쯤 되면 ‘운’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최 소장은 운 못지않게 ‘원칙’을 중시한다.
그의 투자 철학은 “올바른 투자 원칙을 세우고, 이를 철저히 지켜 횡재의 확률을 높이자”로 요약할 수 있다.
주식 투자를 어떻게 시작했나.
“대학생 때부터 주식투자를 했다.
본격적으로 나선 때는 2011년쯤이다.
주식투자 서적을 여러 권 읽으며 책 내용을 이것저것 따라 했다.
차트 분석, 상한가 종목 투자, 저(低)주가수익비율(PER)주 투자 등 방식도 다양했다.
차트를 분석해 투자하는 것은 성공 확률이 거의 반반이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저PER주 투자는 수익 확률은 높았지만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쳤다.
경제적 자유를 목표로 했던 만큼 다른 투자법이 필요했다.
그러다 성과가 좋았던 종목들 사이에서 공통점이 보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20% 이상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이었다는 사실이다.
”
그게 투자 원칙으로 자리 잡았나.
“많은 사람이 ‘일찌감치 테슬라를 샀다면 부자가 됐을 텐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하고 자책한다.
하지만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유튜브에서 삼성전자를 사란다고 사거나, 뉴스에 오르내리는 기업을 단순 추종해 매매하면 결국은 성공할 수 없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무작정 편승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나의 투자 기준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20%씩 상승하느냐’다.
어느 테마인가 등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
투자할 때 원칙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로 두고 있나.
“2014년쯤 넷플릭스 투자를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시기여서 어떤 기업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투자 기준을 충족해 매수했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워런 버핏이 닷컴 버블 시기 IT 기업을 매수하지 않았던 이유는 해당 기업들이 버핏의 투자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던 데 있다.
나 역시 기준에 맞지 않으면 주가가 100배 상승해도 쳐다보지 않는다.
반대로 기준에 맞으면 시장에서 외면해도 매수한다.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우고, 이것을 지켜나가야 투자자로서 성공할 수 있다.
”
매출과 영업이익이 20%씩 증가하는 기업이 수십 개는 될 텐데, 투자 대상을 솎아내는 기준이 있나.
“PER이 100배 이상인 기업은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등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아무리 매출성장률이 높아도 주가가 박살 나더라. 이 때문에 PER이 세 자릿수에 달하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미국 AI 소프트웨어 회사 팔란티어의 경우 매출 증가율 조건은 충족했지만, PER이 세 자릿수여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연장선상에서 혹시 모를 사건에 대비해 항상 일정 수준의 현금은 마련해 둔다.
”
해당 기준을 따르더라도 여전히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이 다수다.
“확장성 역시 중요하게 고려한다.
지난해 기준 한 트랙터 회사와 항공 부품 관련 기업, 경찰 장비 회사 등이 수년 동안 매출이 20%씩 증가해 관심 대상에 올랐다.
그런데 ‘과연 해당 시장이 지속적으로 20%씩 성장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더라. 스타벅스처럼 미국에서 성공했다고, 세계로 뻗어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해당 측면에서 IT 기업이 강점이 있다.
세계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제일 높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
카바나와 비트코인은 앞선 기업들과 상황이 달라 보인다.
“카바나는 별개 건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대박이 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매수했다.
최소한 주가가 원상태로 회복은 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정리했다.
비트코인은 공급이 제한돼 있는 만큼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이 때문에 가격이 오르리라 판단했다.
2014년 1000만 원을 투자해 비트코인 20개를 샀다.
지금과 달리 비트코인 매수 자체가 어렵던 시기였다.
”
최성락 SR경제연구소 소장은 2년 이상 매출 증가율이 10% 이하로 떨어지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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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시점은 매출·영업이익률 2년 연속 꺾일 때
반대로 매도 기준은 무엇인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꺾이면 매도한다.
1년은 봐준다.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체질 개선을 통해 되살아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2년 이상 매출 증가율이 10% 이하로 떨어지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정리한다.
매도 역시 원칙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수익률이 50% 가까이 나오면 매도했었다.
수익이 줄어들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가가 상승세인 기업들은 이후로도 쭉 상승하더라. 이후 매도에 대한 원칙을 세웠다.
”
투자에 주의해야 할 점은 없나.
“‘1억 원을 빠르게 모은 다음 투자에 뛰어들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투자를 시작하면 보통 돈을 잃는다.
100만 원을 투자해서 20만 원을 잃는 것과, 1억 원을 투자해서 2000만 원을 잃는 것은 손해율은 같으나, 심적으로는 차이가 크다.
자칫 큰돈을 잃은 채 ‘역시 안 돼’라고 생각하며 투자를 그만둘 공산이 크다.
적은 돈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마음을 단련해 나가야 훗날 투자 금액이 커지더라도 패닉에 빠질 확률이 줄어든다.
투자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은 돈으로 시작해 그릇을 키워야 한다.
나 역시 옛날에 비트코인으로 수억 원을 벌자, 모든 정신이 그리로 가 일상생활에 집중이 되지 않더라.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거릴 때마다 연봉 수준의 금액이 왔다 갔다 하니 초조함도 커졌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
“티끌 모아 투자한다고 인생이 바뀌겠느냐”는 자조적 분위기도 있는데.
“물론 100만 원을 투자해 10%의 수익이 난들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종잣돈이 1억 원, 5억 원을 넘어가면 투자 성과가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투자 자금이 100만 원이든 1억 원이든 10%의 수익을 내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비슷하다.
액수가 커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
돈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나.
“돈은 사람의 본성을 드러나게 만든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권력을 주어라’라는 말이 있는데, 돈 역시 비슷하다.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다만 부자가 되는 것이 ‘자신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임은 분명하다.
대통령이 된들 권력은 5년 남짓이다.
부자는 그렇지 않다.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고 싶다면 돈을 많이 벌어보라.”
“투자로 연봉 이상 벌어보면 한계가 탁 트여, 방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