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 책장에 꽂힌 한 권의 책] 청년이 없는 나라
김태유 지음, 어티피컬, 304쪽, 1만9000원
대한민국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2005년부터 20년간 380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2005년 1.4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명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그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정반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저출산 정책 실패의 핵심 원인이 ‘진단의 오류’에 있다고 진단한다.
한마디로 ‘저출산’이라는 현상에 지나치게 매몰돼 ‘저출산’을 ‘다출산’으로 바꾸려는 실현 가능하지 않은 목표 달성에 지나치게 매달렸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출산 현상의 구조적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저자는 한국 사회의 인구 구성비 변화에 따른 ‘부양비 악화’를 그 이유로 꼽는다.
과거에는 3명이 1명을 부양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일하는 한 사람이 일하지 않는 2~3명을 부양해야 하는 사회로 접어들게 된다.
이 같은 역피라미드형 인구구조로의 변화는 연금 재정을 조기에 소진할 뿐 아니라, 교육과 의료, 주택시장과 지역 경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영역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저출산’이란 현상에 집중할 게 아니라 ‘부양비 악화’라는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청년세대가 느낄 ‘부양비 악화’ 부담을 사회와 국가가 적극 떠안음으로써 청년세대의 미래 부담을 덜어줘야 결과적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
장수철 지음, 바틀비, 288쪽, 2만 원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핵심 기준 가운데 하나가 ‘문화’다.
문명을 만들고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켜 온 인간은 점차 환경의 제약에서 벗어나 환경을 인간에게 이롭게 바꾸기도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문화’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생물학자인 저자가 인류가 축적해 온 춤과 음식 등 다양한 문화를 통해 인류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문화가 앞으로 인간 진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인류의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영감을 준다.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전혜정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320쪽, 1만8000원
현대인은 창작물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OTT 같은 영상물에서부터 웹소설과 웹툰, 각종 게임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은 ‘스토리’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스토리를 접하며 산다.
그런데 그 많은 스토리가 모두 독자와 시청자의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니다.
어떤 스토리는 다수가 열광하지만 어떤 스토리는 외면받기도 한다.
저자는 살아남는 스토리의 비결을 이렇게 압축해 설명한다.
“모든 이야기는 결핍으로 시작돼 이것을 극복하려는 인물의 여정 속에서 플롯이 만들어지고, 세계관을 통해 의미가 부여된다.
”
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김영사, 336쪽, 2만2000원
세계 식량 생산량은 1인당 평균 3000kcal 정도 되고, 하루에 나오는 세계 음식물 쓰레기도 1인당 약 1000kcal에 달한다.
필요한 양보다 30% 이상 많은 식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동시에 3분의 1의 음식물을 낭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류 전체로 놓고 보면 8억 명 넘는 사람은 여전히 굶주리고 있다.
식량 낭비와 기아라는 이 모순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문제는 불공정한 분배와 구조적 낭비”에 있다고 진단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국제 협력을 확대해 식량 유통 인프라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양 부담 덜어줘야 ‘저출산’ 해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