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음 부도율 0.4%…3개월 새 10배 급등
법인 파산 5개월간 922건…작년보다 13.8%↑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어음 부도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대출 연체율과 법인 파산 신청도 동반 상승하면서 기업 신용 리스크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어음 부도율(전자 결제분 제외)은 0.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0.04%)보다 10배나 급등한 수치로 2015년 3월(0.41%)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음 부도는 기업이 발행한 약속어음이나 환어음이 만기일에 제때 결제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부도가 반복되면 해당 기업은 어음 거래 정지 처분을 받고, 최악의 경우 파산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한 회계 기술에 따른 '기술적 부도'를 제외하고도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어음 부도율은 5월 기준 0.24%로 4월(0.06%)보다 무려 4배나 증가했다.
2023년 4월(0.26%)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어음 부도 건수는 1000건으로 예년과 비슷했으나 부도 금액은 총 7880억 원으로 2023년 5월(7929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일부 대형기업의 부도가 전체 금액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유동성 악화는 은행권 대출 연체율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6월 말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0.11%로, 작년 동월(0.02%) 대비 5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0.44%에서 0.55%로 상승했다.
부실화 징후는 법인 파산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대법원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총 922건으로, 작년 동기(810건)보다 13.8%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 117건, △2월 281건, △3월 172건, △4월 265건, △5월 204건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환율 변동성, 내수 부진, 국제 통상환경 불확실성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국내 기업의 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루하루 ‘살얼음판’...기업 자금난에 어음 부도율 10년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