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6·3대선에서 투표하는 이유가 '지지하는 후보가 좋아서'가 아니라 '상대 후보가 싫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쪽이 미워서 이쪽을 찍는 '네거티브 투표', 즉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장에 가겠다는 응답은 진보층보다 보수층이 더 높았다
주간조선이 5월 17~19일 전국 18세 이상 10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TREND 풍향계'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한다면 '상대 후보가 싫어서 그의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하겠다'가 57%로 과반수였다.
반면 '지지 후보가 좋아서 그를 당선시키기 위해 투표를 하겠다'는 43%였다.
응답자의 이념 성향별로는 투표 이유가 '상대 후보가 싫어서'가 진보층(36%)보다 보수층(58%)에서 더 높았고, 성별로는 남성(51%)보다 여성(63%)이 더 높았다.
네거티브 투표 성향은 연령별로 20대(68%)와 30대(64%) 등 청년세대가 윗세대보다 강했다.
특히 20대 여성은 대다수(78%)가 네거티브 투표 성향을 보였다.
'선거법에 의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이후 60일 만에 치러지는 6·3대선의 일정이 후보들을 검증하고 판단하는 데 충분한가'란 질문에는 '충분하다'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각각 50%로 갈렸다.
응답자의 성별, 연령별로도 견해가 비슷했다.
하지만 이념 성향별로는 크게 달랐다.
진보층은 다수(75%)가 대선 일정이 충분하다고 했지만, 보수층은 다수(61%)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선거 때 주변 사람들에게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을 밝히는 편인가'란 질문에는 '밝히는 편'(37%)에 비해 '밝히지 않는 편'(63%)이란 응답이 더 높았다.
진보층은 과반수(52%)가 주변에 지지 후보나 정당을 밝힌다고 했지만, 보수층은 절반 이상(58%)이 누구를 찍을지 밝히지 않는다고 했다.
표심(票心)을 잘 드러내지 않는 '샤이 유권자'가 진보층보다 보수층에 더 많다는 의미다.
대선 후보 지지율을 측정하는 여론조사에서도 표심을 숨기는 샤이 유권자가 진보층보다 보수층이 많다면, 실제 투표에선 보수 정당 후보의 득표율이 여론조사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선거 때 가족이나 친지들과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이 달라서 갈등을 겪은 적이 있는가'라고 물어본 결과는 '별로 없다' 39%, '전혀 없다' 19% 등 58%가 갈등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이에 비해 '자주 있다' 6%, '가끔 있다' 36% 등 가족·친지와 갈등이 있는 편이란 응답은 42%였다.
'선거 때 가족·친지와 갈등이 있다'는 응답은 진보층(49%)과 보수층(48%)이 비슷했고 중도층(38%)이 가장 낮았다.
트랜드리서치가 온라인 패널을 대상으로 한 'TREND 풍향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유권자 57% "저쪽 미워서 이쪽 찍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