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전통 놀이 한마당 안양 단오제,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려
▲ 31일,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린 제 39회 안양단오제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설,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 중의 하나다.
봉산탈춤을 구경하는 시민들의 모습
ⓒ 김은진
5월 31일, 제39회 안양 단오제가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렸다.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설,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 중의 하나다.
'단'은 처음이라는 말이고, '오'는 초닷새라는 뜻이다.
안양문화원은 단오를 맞아 다양한 전통 행사를 펼쳐 시민들에게 뜻 깊은 시간을 선사했다.
단오기원제 시작 전 다양한 체험 부스가 열렸다.
▲ 창포물 머리 감기
31일, 제 39회 안양단오제에서 시민들이 창포물에 머리 감기를 하고 있다
ⓒ 김은진
단옷날 가장 큰 행사로는 '창포물 머리 감기'가 있다.
중앙공원에서 전통 놀이를 즐기다가 더워진 아이들이 주로 머리를 감았다.
아이들은 창포물이 시원하고 향이 좋아 기분까지 산뜻해진다고 말했다.
아이와 머리 감기 체험을 하고 나오는 호계동 주민에게 소감을 여쭤보았다.
"저희 아이는 제 작년에 청포에 머리를 감고 너무 좋아했거든요, 작년에 참여를 못해 못 감았다고 내내 어찌나 서운해 하던지, 올해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을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
창포물은 말린 창포를 끓여낸 물이다.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고 윤기가 돈다고 한다.
몸에도 좋아 예전에는 창포 삶은 물을 마시기도 했다고 한다.
전통 떡메치기 행사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행사다.
이렇게 친 떡을 바로 콩가루에 묻혀 인절미로 만들어 바로 맛볼 수 있었다.
설날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이 있듯이 단오의 대표음식으로 수리취떡이 있다.
단옷날을 수릿날이라고도 하는데, 수리는 우리말의 '수레'를 뜻하는 말이다.
절편·차륜병이라고 불리며 수레바퀴 모양을 찍어낸 데서 유래했다.
단옷날에는 예로부터 재액을 물리치기 위해 수리취나 쑥을 넣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시민들은 수리취떡과 오미자차를 맛보며 단오제를 즐겼다.
이외에도 투호 놀이, 단오 부채 만들기, 장명루 체험, 약쑥향기 체험, 활쏘기 체험, 전통 다도 체험 등이 있었고 특이하게 단오 부적 만들기와 무료 점사가 있었다.
재미로 보는 타로점으로 생각했는데 '안양 수리산 산신제'를 올리는 용한(?) 안양의 무속인들이 직접 점사를 봐주었다.
오후 2시, '단오 기원제'가 시작되었다.
김용곤 안양문화원장을 비롯한 지역의 어른들이 전통 의복을 갖춰 입고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리며 시민들의 가정에 만사형통의 축복이 깃들길 바라는 기원제를 올렸다.
다음으로 김영남 선생의 서예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순식간에 큰 붓으로 커다란 캔버스를 멋진 글귀와 그림으로 채워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 김영남 서예가의 퍼포먼스
김용곤 안양문화원 원장(왼쪽)과 김영남 서예가(오른쪽)가 퍼포먼스를 마친 모습
ⓒ 김은진
라인댄스 공연과 태권도 시범이 이어진 후 국가 무형유산 봉산탈춤보존회의 봉산 탈춤이 펼쳐졌다.
봉산탈춤은 오랜 세월 북한 황해도 여러 고장에서 전해 내려온, '해서탈춤'의 대표적인 전통예술로 전 과장을 보려면 무려 3시간이 걸리는데 이날은 일곱 개의 과장 중 네 개의 과장이 사상좌춤, 팔먹중춤, 사당춤, 사자춤을 선보였다.
사상좌춤은 탈춤놀이의 시작을 알리고 관객의 안녕과 복을 비는 춤으로 상좌 넷이 등장한다.
흰 장삼에 붉은 가사를 멘 상좌는 흰 탈을 썼다.
공연자는 "낙양동천 이화정"이라며 한삼을 휘둘렀는데 불림의 의미는 '낙양성에 신선들이 노니는 배꽃이 피어난 정자'라는 뜻이다.
팔먹중춤은 봉산탈춤 2 과장에 속하며 여덟 명의 먹중이 팔도유람을 하며 자신들이 한량임을 자랑하는 과장이다.
사당춤은 사당이 거사의 등에 업혀 등장하고 홀애비거사가 사당을 뒤따르며 희롱한다.
사자춤은 사자탈 안에 두 명의 탈춤꾼이 들어가 있다.
승려들의 신분을 파계하고 세상사 즐거운 일에 전념하니 부처님이 노하여 이들에게 사자를 보내어 벌을 주자 이들이 회계하여 사자는 이를 용서하고 화해의 춤을 춘다는 내용이다.
다채롭고 흥겨운 춤사위와 정겨운 우리 가락이 펼쳐졌다.
▲ 사자춤
31일 안양 단오제에서 봉산탈춤 중 사자춤의 모습
ⓒ 김은진
마지막 공연으로 국가무형유산 남사당놀이 줄타기 공연이 이어졌다.
'권원태 줄타기 연희단'의 공연이었다.
영화 '왕의 남자'에도 직접 출연했다고 한다.
영화로 익숙한 줄타기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았다.
공연 시간이 되자 줄 앞에 관객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아슬아슬한 줄 위에서 공연을 펼치며 재미있는 재담까지 들을 수 있어 시민들의 호응이 좋았고 특히 인근 아이들이 몰려와 박수를 치며 관람했다.
▲ 남사당 놀이의 줄타기 공연
31일 안양단오제에서 권원태 연희단의 줄타기 공연
ⓒ 김은진
최대호 안양시장은 이날 단오제를 찾아 관람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격려했다.
"3대 명절인 단오를 맞이하여 이곳을 찾아주신 시민들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을 빕니다.
오늘 연도 날려보시고 청포로 머리도 감아보셨나요?(중략) 전통 행사를 마음껏 즐기시고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들고 나누시고 축복 받는 날 되시길 바랍니다.
"
김용곤 안양문화원장이 시민과 함께하며 인사말을 전했다.
"안양문화원에서는 안양 시민들과 함께 문화로 거듭나는 안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창포물에 머리 감고, 떡메치고... 단오 제대로 즐긴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