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 선생 말, 삶의 방향을 흔들어... "정치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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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전라남도 창조경제혁신센타의 초청으로 2025년 상반기 우수상품 국내판로 수출상담회 컨설팅을 가진후 제임스 최씨가 전남업체와 수출계약 체결 모습
ⓒ 심명남
트로닉홀딩스 대표인 제임스 최(45세·한국명 최은석)씨. 그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제임스 최씨는 한국의 우수한 식품을 발굴하고 마케팅해 미국 시장에서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여수의 해산물인 반건조 생선과 급속 냉동 사시미 수출을 추진중이고, 강원도 원주·평창의 프리미엄 농임산물인 평창팜 순곡물 등 그가 직접 운영하는 '프리미엄 K' 매장을 통해 한국식품을 미국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한국의 건강하고 우수한 식품을 제대로 알리고, 정직하게 유통하는게 그가 추구해 온 성공사업의 가치다.
여수와의 인연, 그리고 사전투표를 거절당한 이야기 ▲  27일 행정선을 타고 여이야포·두룩여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개토제 행사 가는 길에 박성미 시의원과 여수시 나병곤 행정안전국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제임스 최씨의 모습 ⓒ 심명남 재미사업가이자 일명 '강남우파'로 자라온 그는 몇년 전 여수와 인연을 맺었고, 이야포·두룩여미군폭격사건에 대한 불행한 역사를 접하면서 여러번 이야포평화공원도 찾았다.
지난 27일에는 이야포 평화공원을 방문해 이야포·두룩여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개토제를 직접 둘러봤다.
지난달 29일에는 전라남도 창조경제혁신센타의 초청으로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우수상품 국내판로 수출상담회 컨설팅을 도왔다.
이날 그는 미국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에게 미국 수출 노하우를 전수하는 한편, 전남 업체와 미국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이후 그는 29일 여수에서 생애최초 사전투표를 실시하러 갔다가 거절당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국외 부재자 투표자들이 투표를 하려면 정말 산너머 산이었다고 한다.
최씨는 "사전투표 첫날 출장길에 여수에서 바쁜 일정을 쪼개어 아침일찍 투표하러 갔다.
그런데 '국외부재자'라는 이유로 사전투표가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주민센터를 다시 찾아가봤지만 투표를 하려면 원주소지인 방배동에 가서 귀국신고를 하고 본투표일에 다시 방배동 선거구를 방문해야만 겨우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다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외부재자들이 투표하려면 왜이렇게 절차가 복잡하냐?"며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이번 조기대선에서는 반드시 투표를 행사하겠다고 결심한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정치에 크게 관심 없던 제가 지금은 스스로의 이름으로 책임있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라며 투표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그동안의 경험을 털어놨다.
2022년 대선때 재외국민으로 살며 한국과 해외를 바쁘게 오갔다.
그 와중에 투표를 언제, 어디서 하는지 알 수 없어 결국 투표를 놓쳤다.
2024년 총선 때는 또 다른 장벽이 있었다.
재외국민 사전등록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제도에 대해 충분한 안내가 없었고, 절차도 어렵고 불투명했다.
결국 또 한 번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는 "어떻게든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마음에 한국에 입국했다.
재외국인 사전등록을 마친터라 출장중이던 여수에서 사전투표 첫날 투표하러 갔는데 거절당했다.
이번에는 주소지인 방배동에 귀국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 후 선관위에 여러 차례 문의해 담당자 안내에 따라 귀국신고를 마쳤고, 결국 본투표일인 6월 3일 방배동 선거구를 직접 찾아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씨는 "사실 국민이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인데, 저는 그 권리를 찾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왜 민주당에 입당했을까 최씨는 그는 5월 21일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에 가입했다.
그는 "해외에 거주중이지만 이메일 인증으로 가입했고, 당비를 자동이체로 납부하며 책임있는 유권자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3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 국민참여2본부 부본부장 임명장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저의 경험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며 "수많은 재외국민 유권자들이 지금도 저와 같은 혼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정치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며, 재외국민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져야 할 기회"라며 "6월 3일 반드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앞으로도 더 많은 유권자가 공정하고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평범함의 위대함을 아이에게 전하고 싶다'는 그는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던 이야기를 꺼냈다.
경남 진주의 한약방을 운영하던 김장하 선생은 평생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의 학비를 대었고, 그 중에 한 명이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다.
1983년 당시 40살의 김장하 선생은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한다.
이후 8년 뒤 1991년 국가에 헌납한다.
당시 그 자산 가치만 무려 100억 원이었다.
그 모든 걸 조용히 조건없이, 이름조차 드러내지 않고 내놓았다.
그의 은퇴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한 장학생이 "특별한 인물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김장하 선생님은 이렇게 답했다.
"내가 그런 걸 바란 게 아니다.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다.
" ▲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한 장면. ⓒ MBC 경남 최씨는 "이 짧은 말이 제 삶의 방향을 흔들어 놓았다"라며 "화려하고 특별하지 않아도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게 진짜 위대한 삶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이 다큐멘터리를 꼭 제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이가 어려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때가 되면 꼭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정치는 남의 일 아니다.
.. 행동하는 유권자 될 것 평생을 강남 보수로 살아온 부모님과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자신이 변화하게 된 이야기도 꺼냈다.
최씨는 "오랫동안 저는 스스로를 '중도 보수'라고 생각했고, 서초에서 자라 '강남·서초=보수'라는 공식에 익숙했다"라고 밝혔다.
▲  K푸드 상픔기획자 제임스 최씨가 한국에 공장을 방문해 신규상품 둘러보고 있는 모습 ⓒ 심명남 그는 "하지만 이제 그것이 무의식적인 우월감의 다른 얼굴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주변에도 진보적인 생각을 품고도 '강남에 살면 보수여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입을 다무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압박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였던 부모님과 '같은 후보'를 지지하게 된 일이 저에게 큰 의미였다"며 "세대와 정치 성향을 넘어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 처음으로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정치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며.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한 책임있는 선택임을 깨달았다"며 "이제는 침묵을 멈추고 내 이름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유권자가 되려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