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배의 웰빙 풍수] 두꺼비는 재복과 행운 상징… 이건희 회장은 얼굴 자체가 두꺼비상
경기 가평군 명당터에 조성된 복합문화공간 청리움 전경. 청리움 제공
금두꺼비가 땅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금섬복지(金蟾伏地)라고 한다.
풍수적으로 대부호가 나오는 명당터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한국에서는 삼성그룹을 창업한 고(故) 이병철 회장의 증조부 묘(경남 의령군 정곡면 소재)가 금섬복지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이병철 회장의 조부(이홍석)가 10여 년간 명당을 수소문한 끝에 이 터를 찾아내 자신의 부친(이재봉) 유해를 모시고는 어린 손자(이병철)를 데려가 보여주면서 “너는 앞으로 조선 제일 갑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결과적으로 이병철 회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그룹을 일궈냈으니 금섬복지 명당 기운이 작동한 셈이다.
흥미로운 건 이병철 회장 뒤를 이어 삼성그룹을 크게 발전시킨 고 이건희 회장은 얼굴 자체가 두꺼비를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두꺼비 명당터의 기운을 받아 두꺼비상으로 태어났으니 동기감응(同氣感應: 같은 기운은 서로 반응한다는 풍수적 표현)이 확실히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생전의 이건희 회장을 아는 이들은 그가 눈매 등 얼굴뿐 아니라 행동거지 또한 두꺼비와 닮았다고 입을 모은다.
두꺼비는 평소 졸린 듯 가만히 있다가도 먹잇감이 나타나면 눈을 반짝거리며 순식간에 혀로 목표물을 낚아채는 기민성을 보인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이와 비슷했다는 평가다.
청리움에 있는 삼족 두꺼비상. 재물운을 가져다주는 기도처로 알려져 있다.
안영배 제공
잡귀 막고 재물 끌어들이는 두꺼비
한국에서는 예부터 두꺼비를 재복(財福)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겼다.
무속(巫俗)에서는 두꺼비가 잡귀를 막고 재물을 끌어들인다고 봐서 부적 문양으로 두꺼비를 종종 사용하곤 했다.
일반적으로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두꺼비가 길상(吉祥)을 상징하는 영물로 통한다.
중국에서는 세 발 달린 두꺼비를 재물신으로 숭배한다.
삼족(三足) 두꺼비상을 집에 들이면 돈이 모인다는 믿음 때문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는 두꺼비상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두꺼비를 ‘히키카에루(ひきかえる)’라고 부른다.
여기서 카에루가 ‘돌아오다(帰る)’라는 단어와 발음이 같다는 점 때문에 두꺼비를 안전한 귀가, 재물 등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사용해왔다.
서구권에서는 두꺼비를 ‘마녀의 동물’로 여기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으나, 중세 유럽 연금술사들은 두꺼비를 귀중한 약재이자 신비의 동물로 대우했다.
특히 북유럽에서는 두꺼비를 집을 지키는 수호령으로 받들기도 한다.
이들에게 두꺼비는 가정의 평안을 상징하는 존재다.
한편 두꺼비는 풍요 명당의 주요 징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두꺼비가 마당에서 발견되면 재물이 들어온다거나, 두꺼비가 집으로 들어오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이 바로 그것이다.
경기 안양시 석수동 한 음식점 별채에 나타난 어린 두꺼비. 터줏대감처럼 집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안영배 제공
분당에 전해오는 두껍능산 설화
명당터에서는 실제로 살아 있는 두꺼비를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기 안양시 석수동 먹거리촌에서 큰 식당을 운영하는 한 음식점 주인의 사례다.
명당터에서 한정식을 파는 이 식당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손님이 넘쳐난다.
주인은 식당 인근에 별채를 따로 마련했는데, 어느 날 두꺼비 한 마리가 찾아오더니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얕은 개울을 사이에 두고 식당가가 일렬로 펼쳐진 이 일대에서는 평소 두꺼비가 발견된 적이 없다고 한다.
주인은 홀로 있는 어린 두꺼비가 안쓰러워 먹이를 주며 돌봤고, 이후 공교롭게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음택(무덤)이 아닌, 양택(집)의 금섬복지 사례라고 할 것이다.
‘한글과컴퓨터’로 유명한 한컴그룹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경기 가평군 ‘청리움’도 이와 유사하다.
이곳은 소설가 김진명이 쓴 ‘풍수전쟁’의 배경으로 유명한데, 아름다운 호숫가 한쪽에 이색적인 삼족 두꺼비상이 놓여 있다.
보리산 자락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이 두꺼비상은 건너편 장락산 정상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풍수적으로는 두꺼비상이 건너편 산의 지네를 먹이로 삼고 있는 형상이다.
이 두꺼비상은 재물운을 가져다주는 기도처로 소문났는데, 청리움을 방문하는 이들이 어김없이 찾는 명소라고 한다.
실제로 두꺼비상에는 강력한 명당 기운이 형성돼 있어 기도의 효험을 볼 수 있을 듯하다.
두꺼비가 등장하는 곳은 명당이라는 개념은 한국 설화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경기 성남시 분당동에는 옛 주민들 사이에 ‘두껍능산’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두껍능’ ‘섬산(蟾山)’ 등으로도 불리는 이곳에는 두꺼비 무덤과 관련된 얘기가 전해진다.
옛날 어떤 사람이 조상 묘를 쓰려고 계속 땅을 파다가 암반을 뚫고 들어가자 두꺼비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이 터가 명당임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곳과 관련한 또 다른 전승으로 ‘죽음으로 은혜를 갚은 두꺼비 무덤’ 설화가 있다.
얘기를 간추리면 이렇다.
옛날 분당에 마음씨 착한 처녀가 부모를 봉양하며 살았다.
어느 날 두꺼비 한 마리가 찾아와 처녀를 하염없이 바라보기에 먹이를 줬다.
처녀는 이후에도 두꺼비가 올 때마다 먹이를 챙겨 줬다.
처녀가 나이가 들어 시집을 갔는데, 금방이라도 집이 무너질 것 같은 가난한 형편이었다.
처녀는 집 안 곳곳에서 기어나오는 온갖 벌레들 때문에 고초를 겪었고, 이를 알게 된 두꺼비가 매일 밤 나타나 벌레들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천년 묵은 지네가 나타나 처녀를 잡아먹으려 하자 이를 알아챈 두꺼비가 막았다.
두꺼비는 사투를 벌인 끝에 지네를 물리쳤지만 이내 죽고 말았다.
두꺼비는 자신에게 먹이를 주던 처녀의 은혜를 죽음으로 갚았던 것이다.
이러한 소문이 마을에 퍼지자 마을 사람들은 두꺼비 시신을 묻고 제사까지 지냈다.
그때부터 두꺼비를 묻은 곳을 ‘두껍능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 지역 원주민들에 따르면 두껍능산으로 불리던 자리에 현재 분당동주민센터가 들어섰다.
야트막한 맹산공원 자락 아래에 있는 이 건물에서 두꺼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주민센터가 명당터에 자리 잡은 것으로 봐서 두꺼비 명당 설화가 근거가 없지는 않은 듯하다.
한편 두꺼비와 함께 구렁이도 명당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이를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업신’이라고도 불렀다.
업신은 집 안 곳간과 재산을 지키는 신을 가리키며, 사람 앞에 나타날 때는 보통 능구렁이, 두꺼비, 족제비 모습을 한다고 봤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이런 동물을 봐도 잘 잡지 않았고, 이들이 집을 떠나면 집이 망할 징조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능구렁이·족제비도 명당 상징
이를 자연 이치에 맞춰 합리적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두꺼비나 구렁이는 변온동물이라 땅 기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이들 동물은 생기(生氣) 혹은 양기(陽氣)가 있는 땅을 찾고, 늦가을이 되면 대기의 차가운 기운을 견디지 못해 따뜻한 곳을 찾아 동면에 들어가기도 한다.
결국 이들이 즐겨 찾는 집터는 땅 기운이 좋은 곳임을 유추할 수 있다.
반면 이들 동물이 떠난다는 것은 집터 기운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터 기운이 혼탁해지거나 쇠하면 그 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니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을 잘 관찰하면 터 기운도 자연히 읽힌다.
풍수가 자연지리학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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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삼성 창업주 증조부 묘는 ‘엎드린 금두꺼비’ 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