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에스모빌리티 투자 후 기업들 줄줄이 혐의 벗어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7월 17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이날 취재진을 피해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 일찍 입실했다.
뉴스1
‘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기업인이 줄소환되면서 ‘제2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김건희 여사 집안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 소유 기업에 집행한 투자가 과거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납입한 구조와 유사해서다.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7월 17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21일에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조사할 예정이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완전자본잠식 기업에 수십 억씩 투자
민중기 특검팀은 이들 기업이 김예성 씨가 운영한 렌터카 업체 아이엠에스모빌리티(옛 비마이카)에 184억 원을 투자한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투자금 규모는 한국증권금융 50억 원, HS효성 계열사 전체 35억 원, 카카오모빌리티·신한은행 각 30억 원, 키움증권 10억 원 등이다(표 참조). 집행은 2023년 6월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이뤄졌는데, 같은 해 1월 기준 아이엠에스모빌리티는 부채(약 1413억 원)가 순자산(약 556억 원)의 2배를 웃도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기에 의혹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184억 원 중 46억 원은 구주 매입을 통해 김예성 씨 차명 소유로 의심되는 김 씨 아내 명의의 회사 이노베스트코리아로 직접 흘러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개별 기업에, 그것도 재무 상태가 이 정도로 좋지 않은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아이엠에스모빌리티 투자 결정에 김건희 여사 관련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기업들은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
민중기 특검팀은 이들이 아이엠에스모빌리티의 사업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투자했다기보다 자사의 각종 형사사건 및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려고 ‘보험성 투자’를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투자가 이뤄질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관련 심사를 받고 있었다.
투자 이후인 지난해 11월 ‘고의성 없는 중과실’이 인정되면서 분식회계 관련 징계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분식회계 논란은 비상장사인 카카오모빌리티 기존 주주들이 추후 ‘엑시트’를 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악재다.
HS효성의 경우 비슷한 시기 공시 누락 의혹 등이 제기되던 시점이었다.
키움증권의 경우 당시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로 홍역을 앓고 있었다.
김익래 전 회장이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커지며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이듬해 5월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최종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카카오 “2021년부터 사업 협력해와”
기업들은 일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이엠에스모빌리티와 2021년부터 이어온 렌터카 사업 협력 차원의 투자”라고 선을 그었다.
키움증권 측은 “모빌리티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한 정상적 투자로 투자 의사결정은 2023년 2월,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는 같은 해 4월이라 시점상 투자 결정이 앞선다”며 “무엇보다 30억 원 이하 규모의 투자는 일상적 사안이기에 본부장 전결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HS효성은 “정상적 루트를 통해 정보를 입수했고 자동차 사업 관련성 등을 고려해 투자한 건”이라면서 “김건희 집사로 언급된 사람은 투자 당시 전혀 인지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신한은행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1.3% 수준인 소규모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다.
가장 고액을 투자한 한국증권금융은 “2023년 투자 전후로 (아이엠에스모빌리티의) 영업실적이 저조했으나 단기 영업실적을 통한 이익보다 중장기 전망을 중심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 대기업이 출자했기에 투자했다”는 내용의 입장 자료를 제출했는데, ‘증권사들의 은행’이라는 위치에 걸맞지 않은 부실 검증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한편 민중기 특검팀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김예성 씨와 김건희 여사의 관계를 입증하고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15일 김 씨의 출국을 ‘도피성’으로 판단하고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으며 이튿날 영장을 발부받았다.
김 씨 여권 무효화에도 착수했다.
김 씨는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베트남으로 출국해 현재까지 해외에 체류하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김 여사의 어머니인 최은순 씨는 평소 주변에 김 씨를 ‘친조카’로 소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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