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검색될 수 있는 상태’가 더 중요
웹사이트나 블로그에 공들여 쓴 글이 구글이나 포털사이트에서 잘 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검색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SEO)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전략이다.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하고, 클릭률·이탈률·체류시간 등을 분석해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이 전략은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어져왔다.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검색이 대중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용자는 검색 결과 페이지를 일일이 클릭하지 않는다.
유튜브나 웹사이트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챗GPT나 퍼플렉시티, 젠스파크, 오퍼레이터 같은 AI 에이전트에 질문하고 답을 얻는 방식으로 검색 방식이 바뀌고 있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정보 소비 방식과 마케팅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검색엔진 퍼플렉시티 검색 결과 창. 퍼플렉시티 홈페이지 캡처 검색 최적화의 재정의 앞으로는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것보다 AI가 자주 읽고 인용하는 콘텐츠가 더 중요한 마케팅 성과로 평가될 것이다.
기존 검색 마케팅인 SEO는 이제 AI 최적화(AI Optimization·AIO) 관점에서 새롭게 정의돼야 한다.
AI는 전통 검색엔진처럼 웹페이지 전체를 읽지 않는다.
정보를 ‘청크(chunk)’라는 의미 단위로 읽는다.
이 청크는 명확한 주제를 포함해야 하고, 질문-답변 구조에 최적화돼야 한다.
문단 하나에는 정보 하나만 담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야 AI가 “이 콘텐츠는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을 정확히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해 답변에 자주 인용하게 된다.
또한 기존 SEO는 키워드 중심이었다면, AIO는 의미적 유사도가 우선시된다.
AI 검색에서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가장 가까운 의미의 청크를 토대로 답변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콘텐츠가 얼마나 풍부하고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는지가 최적화의 핵심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벡터 임베딩(embedding)이라고 한다.
콘텐츠 의미를 수치화해 기억하고, 그 수치적 유사도를 기준으로 정보를 검색하는 것이다.
AI는 이 과정을 거쳐 정보를 저장하고 검색한다.
  AI 검색 환경에서 콘텐츠가 선택되려면 기술적 기반도 필요하다.
AI 크롤러(인터넷 웹페이지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가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robots.txt’(웹사이트에서 크롤러의 접근을 제어하는 파일), 메타 태그(웹페이지 정보를 제공하는 HTML 태그), 스키마 마크업(검색엔진의 웹페이지 콘텐츠를 더 잘 해석하도록 돕기 위해 추가하는 코드) 등을 적절히 설정해야 한다.
특히 ‘isAccessibleForFree’ 같은 태그를 페이지에 삽입해 AI로 하여금 콘텐츠를 인용하거나 요약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이는 AI 시스템과의 데이터 상호작용을 위한 기반이 된다.
콘텐츠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클릭률과 검색 결과 순위, 페이지 체류시간 대신 AI 인용 빈도, 의미 밀도 같은 새로운 지표가 중요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내 콘텐츠가 챗GPT의 답변에 인용되거나 퍼플렉시티에서 링크 없이 언급되는 경우라도 그것이 가시성의 지표가 돼야 한다.
이는 전통적인 웹 트래픽 분석 도구로는 포착되지 않는 영역이며, 별도의 AI 트래픽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측정이 가능하다.
클릭률보다 AI 인용률 AI는 신뢰도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선택한다.
최근 SEO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SE 랭킹(Ranking) 조사에 따르면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등이 쓰는 AI 개요(Overview) 기능은 BBC, 뉴욕타임스(NYT), CNN 같은 주요 언론사 콘텐츠를 선호해 인용하는 경향이 있다.
AI가 단순히 검색 순위가 아닌, 콘텐츠 ‘권위’를 중요시한다는 뜻이다.
중소 미디어나 브랜드는 AI가 인용할 만한 콘텐츠 구조를 갖추고 권위 있는 외부 링크를 통해 신뢰도를 높여야 인용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앞으로 콘텐츠는 AI에게 ‘읽힐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검색은 이제 사람이 클릭하는 행위가 아니라 AI가 정보를 요약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바뀔 것이다.
사람을 위한 글쓰기와 기계를 위한 최적화도 병행해야 한다.
이제 사람보다 AI가 먼저 콘텐츠를 읽고 더 많이 해석하는 시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검색보다 검색될 수 있는 상태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 앞으로는 클릭을 유도하는 글보다 AI가 스스로 찾아내 요약하고 인용하는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콘텐츠 제작자는 AI의 읽기 방식, 저장 방식, 응답 생성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
검색 최적화는 이제 AI 최적화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자만이 다음 시대 검색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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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검색시장, AI가 인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