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
신현호 지음·어바웃어북·2만원
경제와 소설. 어쩌면 그사이의 간격은 도무지 메워질 수 없을 만큼 너무 멀 수 있다.
한때 국내 많은 경제학도에게 소설은 한가한 취미생활, 가끔 머리를 비울 때 쓰는 ‘쉬는’ 행위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30여년간 이코노미스트로서 학계와 기업, 국회 등에서 일해온 저자는 “인간을 이해하려는 점에서 소설가와 경제학자는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데이터와 차트를 이용했을 때보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같은 명작으로 자산 불평등을 이해하는 게 더 직관적일 수 있다.
금융시장 큰손들의 탐욕과 그들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한 폐해도 나날이 쏟아지는 파편적 기사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소설이 더 친절한 이해를 돕는다.
책은 40편의 소설로 금융투기의 역사부터 유럽 대륙에서 터진 여러 차례의 버블 사태, 20세기 대공황, 21세기 패권 전쟁 그리고 앞으로 닥칠 AI 시대 등의 중요 변곡점을 풀어낸다.
저자는 각종 경제사의 행간에 감춰진 중요한 순간을 포착해내면서 과거와 미래를 잇고, 불확실한 시대를 사는 우리의 삶도 되돌아본다.
새 공화주의 경제 체제
정준호, 이일영 지음·박영률출판사·1만9500원
저자들은 ‘기적’이라고 불린 한국 경제 성장이 이제 끝났다고 말한다.
대신 ‘비공유적 저성장’ 시대가 도래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파고가 기존 성장 체제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세상 말이다.
그렇다면 이다음 스텝은 무엇이 돼야 할까. 이 책은 체제적 대안으로 ‘새 공화주의’ 경제사상을 제안한다.
국가와 거대 자본의 자의적 권력에 종속되지 않고, 모든 경제 주체가 공정한 규칙에 따라 상호 견제하며 혁신을 만들어가는 ‘민주적 실험주의’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좋건 싫건, 나의 시대
조지 오웰 지음·안병률 옮김·북인더갭·1만8000원
좋건싫건
그간 시중에 소개되지 않은 조지 오웰의 에세이와 리뷰를 엮은 책이다.
좋은 에세이란, 한 개인의 도덕적 사유를 전개한 글이다.
이 점에서 탁월한 에세이스트인 오웰의 글은 진영의 가면을 쓰지 않고, 진실을 배반하는 위선자들을 뼈아프게 지적한다.
나쁜 여자들
카밀라 소사 비야다 지음·김희용 옮김·다람·1만7000원
아르헨티나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성소수자 트라베스티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트라베스티는 남미에서 여장남자를 부르는 말로 알려졌다.
트랜스 여성의 삶을 낭만화하지 않으면서 문학적 상상력으로 젠더, 정체성, 폭력, 사랑을 깊이 탐구한다.
도시 관측소
김세훈 지음·책사람집·1만9800원
도시 관측소
도시를 관측한다는 것은 어떤 장소에 가능성이 축적되고 어디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실험되는지를 감지하는 일이다.
왜 어떤 도시는 살아남고, 어떤 도시는 무너지는지, 이 책은 도시의 위기와 가능성, 전략과 감각을 동시에 조망한다.
소설로 풀어낸 경제학의 변곡점들[신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