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 드론사령관, V 지시라 말해” 현역 장교 녹취록 확보
국무위원 등 줄소환…계엄 방조·가담 의혹 수사도 속도전
김영호 통일장관 ‘무거운 발걸음’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12·3 불법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특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가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면서 특검 수사는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수사의 본류인 윤 전 대통령의 외환 의혹을 비롯해 국무위원 등의 계엄 가담·방조 의혹, 국민의힘의 국회 계엄 해제 방해 의혹 등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외환 의혹은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모두 수사하지 않은 사안으로 특검의 존재 가치를 보여줄 시험대로 평가된다.
특검은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7개 혐의로 재판에 넘기자마자 외환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20일 김용대 국군드론작전사령관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외환 의혹 관련 첫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4일 국방부와 드론작전사령부, 국군방첩사령부 등 24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6일 만이다.
특검은 지난해 10~11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직접 드론사에 평양 무인기 침투를 지시해 북한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고 의심한다.
“김용대 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고 했다” 등 현역 장교 발언이 담긴 녹취록도 확보했다.
특검은 군 관계자들을 불러 무인기 투입 작전과 관련해 군의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핵심 피의자인 김 사령관의 구속 여부가 외환 의혹 수사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무위원 등이 윤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에 가담·방조했는지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특검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직전 열린 국무회의 전후 상황 재구성에 주력해왔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당시 국무회의 참석자다.
특검은 지난 17일 이 전 장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19일 조 전 장관을, 20일 김 전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장관 등 다른 국무위원도 줄소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해 12월4일 이 전 장관과 박 전 장관, 김주현 전 민정수석,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이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회동을 한 경위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들이 안가에 모여 2차 계엄 또는 계엄 수습 방안을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당시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를 소방청에 지시한 의혹에 관해서도 17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국회 계엄 해제 방해 의혹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과 나경원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하도록 지시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
당시 추 의원을 포함해 10여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청 안에 머물면서도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검은 조만간 추 의원 등을 불러 경위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추 의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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