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재명 정권 폭주 막겠다” 대선 맞수 이미지로 출사표
“당 쪼그라드는 혁신은 자해 행위” 반탄 세력 지지 챙기기
한·안, 전한길 관련 정서적 공감…‘찬탄 연대’ 재현 눈길
‘47일 만이야’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국민의힘 지난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불과 47일 전까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맞상대였던 이미지를 활용해 당권 도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의 맞수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전날 오찬을 함께하며 연대를 모색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지난 대선 경선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대파와 찬성파의 대결로 흐르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한 심정으로 국민의힘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1인 독재로 대한민국은 더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며 “반미·극좌·범죄 세력들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접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당대표가 돼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과 관련해 “‘비상인권보호변호인단’을 구성해 억울한 피해자 보호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윤희숙 당 혁신위원장의 인적 쇄신안에 대해 “당이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혁신한다면 상당한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8일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된 후 이틀 만에 출사표를 냈다.
대선 후보 잔상이 남아 있을 때 하루라도 빨리 당권 주자 대열에 오르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달아 이 대통령을 강하게 때린 것은 대선 때 맞수였던 이미지를 부활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특검 수사에 강하게 대응하고, 인적 쇄신에 반대하면서 ‘탄핵 반대파(반탄)’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이 출마하면서 2017년 대선 이후 세 차례 연속 대선 2위 낙선자가 그 직후 열린 전당대회에 나서게 됐다.
2017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와 2022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모두 그해 당대표에 올랐다.
이들은 당내에서 다음 대선에 다시 도전할 유력한 주자로 인식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같은 반탄 진영에선 재선 장동혁 의원도 곧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출마가 나 의원의 불출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탄핵 찬성파(찬탄) 진영에선 안 의원과 조경태 의원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고, 한 전 대표가 출마를 고민 중이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아직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출마하면 ‘김문수 대 한동훈’의 지난 대선 경선 결선 구도가 재현된다.
한 전 대표와 안 의원은 전날 비공개로 점심 식사를 함께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 전 대표 측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극우나 윤 어게인,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당이 되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당 혁신의 실패, 김 전 장관 출마, 전한길씨 입당 등을 목도하며 정서적 공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감대가 향후 전당대회에서 양측의 연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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