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경선 기선제압…개혁 열망 당원들 ‘강경론’ 호응
남은 경선, 수해 수습 위해 전당대회 날 통합…정 독주 변수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충청·영남권 경선에서 정청래 의원(사진)이 박찬대 의원에게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싸우는 당대표’를 내세운 정 의원의 대야 강경 투쟁론이 당원 표심을 파고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경선 일정 연기를 주장하며 선거 전략 점검에 나섰다.
민주당이 20일 온라인 연설·투표를 거쳐 발표한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경선 권리당원 투표 결과 기호 1번 정청래 후보(62.55%)가 2번 박찬대 후보(37.45%)를 25%포인트 이상 앞섰다.
전날 발표한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경선에서도 정 후보(62.77%)는 박 후보(37.23%)를 25%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렸다.
정 후보는 이날 경선 합동연설회에서도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먼저”라며 ‘싸우는 당대표’ 이미지를 부각했다.
반면 박 후보는 “잘 싸우는 것에 더해 여당다운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유능한 당대표’를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영남권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심 이기는 정권 없고, 당심 이기는 당은 없다.
어제에 이어 과분한 지지를 보내주신 당원 동지들께 깊이 감사한다”며 “대선 이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내란과의 전쟁을 잘 수행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이라 생각하고 약속대로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모두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데다 검찰·사법·언론 개혁 공약이 비슷하다.
‘명심’(이 대통령 마음) 대결에서도 명확한 우위를 확보한 후보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두 후보의 대야 노선이 당원 표심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당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공격하는 정 후보의 강경론에 비해, 박 후보의 대화론이 당원들에게 ‘약한 개혁 의지’로 보였을 수 있다.
박 후보 측은 예상을 넘는 격차에 당황하면서도 약 150만명인 전국 당원 규모를 고려하면 호남·수도권 경선 등에서 흐름을 뒤집을 기회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정 후보 측은 개혁을 열망하는 당원들에게 강경론 전략이 통했다고 판단했다.
정 후보를 돕는 A의원은 “당원들은 개혁을 완수할 강력한 당대표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적 폭우로 인한 수해 때문에 남은 지역 경선을 전당대회 날 한꺼번에 치르도록 조정된 점이 정 후보의 상승세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26일 호남권, 27일 경기·인천권 경선 투표를 8월2일 전당대회 날 서울·강원·제주 경선 투표와 통합하기로 의결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두 후보와 협의를 거쳤다.
이날 연설회에서 박 후보는 “선거한다고 국민을 외면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선 일정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반면 정 후보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차라리 일주일 당겨서 빠른 ‘원샷’ 경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싸움은 내가” 통했다…충청·영남서 25%P 격차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