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개발 무산 4차례 끝에 공영개발로 전환… 15년 만에 숙원사업 마무리 수순
대전 유성구 구암동 일원에 조성 중인 유성복합터미널이 올 12월 개장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0년 민간개발 방식으로 첫 사업 공모에 나선 이후 무려 15년 만의 진척이다.
기존 유성 시외버스정류소는 5일장과 겹치는 왕복 4차로 도로변에 위치해 만성적인 교통 혼잡과 시민 불편이 지속되어 왔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지하철 1호선 구암역 인근으로 터미널을 이전하고 BRT 등 대중교통망과 연계해 교통환경 개선을 추진해왔다.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사진=대전도시공사]
하지만 사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0년 이후 4차례에 걸친 민간사업자 공모는 모두 무산되거나 중도 포기로 실패했고, 마지막 민간사업자는 자금조달에 실패해 협약이 해지되는 등 행정력 낭비와 소송 문제까지 불거졌다.
이후 시는 공영개발로 방향을 틀었고, 대전도시공사가 사업을 맡아 추진하고 있다.
민선8기 출범 직후인 지난해 1월, 대전시는 터미널의 규모와 사업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고, 주택·오피스텔 등 수익시설 위주의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순수 여객 중심 시설로 방향을 바꾸고, 사업비 절감을 위해 지원시설 용지 활용도를 높이는 식으로 구조를 단순화했다.
이는 지역 인구 감소, 고속철도·광역철도 등 대체 교통수단 확산, 버스 이용객 감소 추세 등 급변한 교통환경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조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국 곳곳의 중대형 터미널이 경영난 끝에 폐업하는 상황에서, 실용적 규모의 공공시설로 계획을 변경한 점은 현실적 판단으로 평가된다.
2024년에 진행된 유성복합터미널 기공식 [사진=대전도시공사]
대전도시공사는 2024년 말 기본설계를 확정하고 같은 해 12월 기공식을 열었다.
현재 골조 공정률은 약 40%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도심 내 만성 주차난 해소를 위한 주차장과 환승시설도 함께 조성 중이다.
터미널 부지 내에는 컨벤션, 호텔, 클리닉, 문화시설 등의 편의기능도 들어설 예정이다.
한편, 이 같은 개발방식 변경과 공사기간 단축 등은 대전시의 정책결단에 따른 것이란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선 민간 실패로 인한 행정력 낭비와 시간 지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당초 수차례에 걸친 민간 공모 실패가 예견된 사안이었는지, 또 무리한 수익사업 위주 기획이 공영개발을 지연시킨 측면은 없었는지에 대한 행정적 책임 논의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성복합터미널은 오는 12월 말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실제 준공과 운영 개시에 따라 시민 교통 편의성 개선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여부도 향후 과제로 남는다.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12월 개장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