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상위 5개 반도체 장비 기업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비한 대만과 한국 시장 성과가 두드러진 반면, 미국 수출 규제 타깃이 된 중국 비중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SML·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TEL)·KLA의 1분기 매출 합계는 273억3000만달러(약 37조3800억원)로 조사됐다.
전년 같은 기간 222억2000만달러 대비 22.9% 늘어난 규모다.
기업 별로 최소 7%에서 최대 42%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이들 기업은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사'로 불리며,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변화를 가늠할 척도로 꼽힌다.
증착·식각·노광·공정 제어·세척·계측·테스트 등 패키징을 제외한 반도체 전공정 전반을 아우르고 있어서다.
실적 개선은 주요 반도체 제조업계 투자 재개 움직임을 읽을 수 있어 주목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메모리 수요가 장비사들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는데, 특히 대만과 한국 시장에서 반도체 장비사들의 매출 성장이 크게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5개 장비사의 대만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 첨단 반도체 칩 생산을 위한 장비 구매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매출도 88% 늘었다.
이는 지난해와 견줘 국내 반도체 제조사의 반도체 장비 투자가 늘었다는 것으로, 투자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작년은 2023년 반도체 시장 침체(다운 사이클)로 인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했다.
1여년 간 이어진 영업손실로 투자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지속되고, AI PC 및 AI 스마트폰 성장으로 범용 메모리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반도체 장비 투자가 재개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5개 장비사 매출을 책임졌던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23% 줄었다.
작년 1분기 국가별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4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8%로 쪼그라들었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가로막은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작년 수출 규제 강화에 대비해 중국이 주요 장비를 대거 사들였는데, 하반기 갈수록 이같은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다”며 “중국이 자국 장비 도입을 늘리고 있는 것도 5개 장비사 매출 비중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 상위 5개 반도체 장비 기업 국가별 매출 비중 변화 - (자료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사 1분기 매출 23% 성장…중국 비중은 급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