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8·22 전당대회 당권 경쟁의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20일 탄핵 반대(반탄) 진영에서 잠재적 당권 주자로 거론돼온 이들이 일제히 전대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이재명 대통령과 맞붙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재명 총통 독재를 막겠다”며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반미·극좌, 범죄 세력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접수했다”며 “정권 폭주를 막고,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회견장엔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선동 전 의원 등이 자리를 지켰다.
장동혁 의원은 23일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장 의원은 통화에서 “당의 분열을 막고, 재건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당원 및 의원과 다각도로 소통하면서 당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전대는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따로 지지 후보를 밝히진 않았지만 “반탄파 내부에서 자연스러운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다”(재선 의원)는 해석이 나왔다.
한 달 남짓 남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핵심 변수는 두 가지다.
우선 아스팔트 우파와 결합했던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이 각자도생의 길을 걸을지가 관심사다.
체급만 따지면 윤 정부 장관을 거쳐 대선 본선을 치렀던 김 전 장관이 높다.
김 전 장관 측은 지난 대선에서 41.15% 득표율을 기록한 걸 두고도 “불리한 여건에서 선전했다”고 주장한다.
김 전 장관은 출마 전 원외 당협위원장 등과 잇따라 회동하며 바닥 다지기에 나섰다.
하지만 세력 면에선 대선 이후에도 아스팔트 우파와 적극적으로 교류했던 장 의원도 만만찮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15일 ‘윤 어게인(Yoon Again)’ 캠페인을 이끌어온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국회 토론회에 초청하는 등 장외 세력과의 접점을 늘렸다.
일각에선 대선후보 교체 파동으로 김 전 장관과 갈등을 빚은 옛 친윤계 일부가 장 의원과 손잡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당 주류는 장 의원을 민다”(서정욱 변호사)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한길씨는 ‘10만 당원 양병설’을 주장하며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를 돕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전씨와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관계”라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여부는 전대 판을 흔들 가장 큰 변수다.
탄핵 찬성(찬탄)파에선 안철수·조경태 의원이 출마 뜻을 밝혔지만, 한 전 대표가 입장을 정하지 않아 구도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극우 정당화를 막아야 한다”고 썼다.
하지만 친한계 내부에서도 한 전 대표 출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한 친한계 의원은 “당내 극우·강경파는 한 전 대표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는 “달리 보면 반탄파와 제대로 정면 대결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19일 안 의원과 비공개 오찬을 했고, 이에 앞서 유승민 전 의원과 만났다.
안 의원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한 윤희숙 혁신위원장에 대해 “혁신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엄호했다.
야권 관계자는 “보수 재건 및 부정선거론 등을 두고 찬탄파와 반탄파의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송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이 대통령과 회동에서 특검의 야당 의원 압수수색에 대해 “야당 탄압 소지가 있다”며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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