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한 달 새 0.33% 올라
6개월 전보다 서울 전세매물 50% 급감
14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전세매물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매경DB)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로 전세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갭투자 차단과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전면 봉쇄에 따라 전세 수요는 여전하지만 공급은 빠르게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있고 월세 전환까지 가속화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24% 상승해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아파트 전셋값은 0.33% 올라 전체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초구(-0.3%)를 제외한 서울 24개 자치구의 전셋값이 모두 오른 가운데 민간 조사기관인 KB부동산 통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됐다.
수도권 전세가격지수는 0.17% 올라 23개월 연속 상승했고 서울은 0.29%, 경기도는 0.12% 상승했다.
하반기 시장의 핵심 변수는 공급 부족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4043가구로 상반기 대비 20.4%, 지난해 하반기보다 29.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입주 감소가 전세 물건 부족과 가격 상승, 월세 전환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을철 이사 수요까지 겹칠 경우 수급 불균형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강동·송파·서초 등 주요 지역 공인중개업소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인근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하철역 가까운 단지들은 규제 이후에도 거래가 줄었을 뿐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며 “매매 가격은 한 달전보다 1억~2억원은 올랐고 전셋값도 연초 대비 5000만~1억원은 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 요소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송파구 전세 매물은 1245건으로 6개월 전(2643건)보다 52.9% 급감했다.
강동구 역시 연초 3680건에서 현재 903건으로 75% 가까이 줄었다.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규제는 전세난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세대출 규제로 수요가 줄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현실에선 반전세로 전환되며 전세·월세 모두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처럼 공급이 부족한 시기엔 수요 감소만으로 가격을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도 “정부가 매수 억제에만 무게를 두면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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