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대표 경선 첫 주
충청·영남서 62% 득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정청래(왼쪽) 후보와 박찬대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영남권 경선 온라인 합동 연설회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62.6%, 박 후보는 37.5%의 득표율을 얻었다.
전날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정 후보는 62.6%, 박 후보는 37.5%의 득표율을 보였다.
/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25%p 이상 앞섰다.
민주당 당대표는 권리당원 투표(55%), 국민 여론조사(30%), 대의원 투표(15%)를 합산해 뽑는데, 이 권리당원 중 충청·영남 비율은 18%다.
초반 레이스에서 정 후보가 앞서는 가운데 당원이 많은 호남과 수도권 당원 표심이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정 후보는 20일 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62.6%를 얻어, 37.5%의 득표율을 기록한 박 후보를 25.1%p 앞섰다.
전날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정 후보는 62.8%, 박 후보는 37.2%를 얻었다.
정 후보는 영남권 투표 결과가 나온 뒤 “민심을 이기는 정권 없고, 당심 이기는 당원 없다”고 했다.
박 후보는 별도의 브리핑 없이 경기 가평 수해 현장을 찾았다.
정 후보가 경선 초반에 박 후보를 앞서는 이유에 대해 당내에선 당원들을 상대로 한 ‘선명성’ 경쟁에서 정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섰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 후보는 TV 토론, 연설을 통해 야당과의 ‘협치’보다 ‘싸움’에 집중하겠다고 해왔다.
반면 박 후보는 검찰 개혁 등 각종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면서도 “여당 대표는 야당과의 협치도 중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권리당원들은 강성 지지층이 많고, 정 후보의 말에 더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정 후보가 방송인 김어준씨의 ‘지원 사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씨는 구독자 220만여 명인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당 지지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김씨가 지난달 27~29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공연장에서 행사를 열었을 때 정 후보는 참석하고, 박 후보는 다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차기 당대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 등과의 오찬에서 “이기는 편이 내 편”이라고 했다고 한다.
현재 민주당 의원 중 상당수는 원내대표를 지낸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의원들은 명심(明心)이 박 후보 쪽에 가 있다고 보지만, 당원들은 아직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더 높은 정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변수는 기록적인 폭우와 전국 수해로 전당대회 일정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를 가진 뒤 26일 호남권, 27일 경기·인천 순회 경선을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경선과 통합해서 치르기로 했다.
최종 결과는 8월 2일 발표되는 국민 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를 합산해 당일 발표된다.
이와 관련, 경선 일정 조정과 관련해 두 후보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당원 민심에서 앞서는 정 후보는 “(남은 경선 일정을) 한꺼번에 몰아서 원샷으로 빨리 끝내자”고 했다.
반면 박 후보는 “선거 일정을 잠시 멈춰 주실 것을 당에 요청한다”고 했다.
당원 민심을 잡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당권 경쟁의 승부처 중 하나로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호남권 권리당원 수는 전체 권리당원의 33.5%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정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 ‘광주·전남 위원장’을 맡아 약 한 달간 호남 민심 다지기에 주력했다.
박 후보 역시 이달부터 일주일간 ‘호남살이’에 나서는 등 호남 민심 잡기에 집중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당권 경쟁은 결국 누가 더 ‘찐명’인지를 가리는 승부가 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간접적으로나마 의중을 드러낼 경우 앞으로의 판세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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