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특검, 2023년 녹취록 확보
참모가 조사본부 장교와 대화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해병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참모였던 박진희(육군 소장) 전 군사보좌관이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고 당시 재조사를 맡았던 국방부 조사본부에 “(해병대 수사단은 당초) 혐의자를 6명으로 했는데 2명만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대통령실에 이어 국방장관실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기 위해 움직인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박 소장이 2023년 8월 중순 조사본부 소속 영관급 장교 A씨와 대화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최근 확보했다.
당시는 조사본부가 경찰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기록을 회수해 재검토하던 시기다.
녹취록에는 박 소장이 “원하는 대로 해주면 안 되냐”고 하자 A씨가 “장관의 지시냐”고 물었고, 박 소장이 “장관의 지시가 맞는다”고 답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조사본부는 그해 8월 21일 대대장 등 중령 2명만을 혐의자로 적시해 사건을 경찰에 다시 이첩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장관 측은 “혐의자를 2명만 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같은 해 8월 1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확실한 혐의자는 수사 의뢰, 지휘 책임 관련 인원은 징계로 하는 것도 검토해주십시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관련 재판에서 공개돼, 해병대에 수사 지침을 내렸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특검은 조만간 박 소장을 불러 이런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관계 기관이나 공직자에게 청탁 등 어떠한 언급도 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해병 특검은 지난 18일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이 목사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이 목사는 “목회자나 기타 어떤 분에게도 사건에 대해 언급하거나 부탁한 일조차도 없다”며 “관련자나 교인 누구로부터도 기도(를) 부탁받은 일조차도 없다”고 했다.
“국방장관의 지시 해병 사망 혐의자 6명 아닌 2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