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주변국 중재로 성사됐지만
스웨이다 지역 유혈사태 이어져
이 “드루즈족 문제 개입 땐 타격”
최근 일주일 동안 700여명 사망
시리아, 보안군 배치… 긴장 여전
이란, 獨·佛·英과 핵협상 재개 합의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최근 불거진 소수민족 드루즈족 관련 유혈 충돌에 대해 휴전에 합의했지만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여전히 ‘시리아군이 드루즈족 문제에 개입할 경우 타격하겠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양국에서 드루즈족의 입지상 근본적 문제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 튀르키예 주재 대사는 18일(현지시간) 엑스(X)에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튀르키예, 요르단, 주변국들의 지지를 받아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대통령실도 19일 성명을 통해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휴전”을 발표하면서 “모든 시민은 시리아 국가와 기관, 군이 안전 보장과 유혈사태 중단을 위해 책임감 있게 휴전을 이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고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웨이다 지역 드루즈족 보호를”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 영토 골란고원의 마즈달샴스에서 19일(현지시간) 드루즈족을 상징하는 깃발을 든 여성과 어린이들이 국제사회와 인권단체 등을 향해 스웨이다 지역 드루즈족을 보호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마즈달샴스=AFP연합뉴스 아울러 시리아 대통령실은 휴전 결정을 위반하는 행위가 발생하면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로 간주하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 내무부도 민간인 보호와 휴전 이행 보장을 위해 보안군이 스웨이다 지역에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은 휴전 발표 직후 “시리아 정부는 모든 소수민족과 공동체를 보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 지역에선 베두인족과 드루즈족이 수십년간 갈등을 겪어왔으며, 특히 최근 약 일주일간 대규모 폭력사태가 이어져 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이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16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남부 지역을 공습하며 이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됐었다.
  어렵게 휴전이 성사됐지만 다시 충돌이 발생할 여지는 충분하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X에 “알샤라의 시리아에서 쿠르드, 드루즈, 알라위, 기독교 등 소수민족의 일원으로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면서 향후 드루즈족 관련한 문제에 다시 개입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드루즈족은 규모는 전 세계 100만명 정도로 특히 시리아와 레바논, 이스라엘 일대에 흩어져 상당수가 흩어져 살고 있다.
드루즈족은 이슬람 시아파에서 분파됐지만, 스스로 무슬림으로 규정하지 않은 독자적인 종파로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자기 보존을 우선시해 거주하고 있는 국가에 충성하는 특징이 있어, 오늘날 이스라엘서 군 고위급이나 정계 요직에도 많이 진출해 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슬람 계통임에도 불구하고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시리아에서 거주하는 약 50만명의 드루즈족은 이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때부터 정부 통제하에 놓이길 거부하면서 탄압 대상이 됐다.
알샤라 대통령이 이끄는 현 시리아 정부도 드루즈족에 대한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아 주민 탄압과 즉결처형과 납치 등 인권침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이번 베두인족과 드루즈족의 충돌로 사망한 718명 중 드루즈족 전투원은 146명, 민간인은 24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165명은 시리아 정부 측에 의해 즉결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휴전 발표 이후에도 스웨이다 지역 유혈사태가 이어지면서 사망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스라엘인 수십명이 19일 시리아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 점령 골란고원에 있는 드루즈족 마을인 마즈달샴스에 진입했고, 이들을 해산하려는 시리아 정부군과 충돌하는 일도 벌어졌다.
또 이스라엘은 시리아 정부군이 스웨이다 지역에 다시 진입하면 추가 타격하겠다고 경고해 양국 간 분쟁은 당분간 잦아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중동의 또 다른 화약고인 이란에서는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3개국과 이란이 핵협상 재개에 합의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지난달 미국 및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단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 3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 17일 핵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스냅백’ 조치에 돌입하겠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스냅백은 2015년 이란이 서방과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이란이 약속한 핵프로그램을 동결·제한하지 않으면 유엔 제재를 복원하기로 한 단서 조항이다.
이란이 유럽과 핵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면서 미국과 협상도 재개될지 관심이 커지게 됐다.
이스라엘·시리아 ‘불안한 휴전’… 합의하고도 충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