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0% 안착 직후 TV토론서 설화
사과에도 여진…‘낙인 효과’ 전망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31일 인천 중구 월미도에서 유권자를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개혁신당 제공]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6·3 대선 ‘제3지대 주자’로 출전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받아 들 성적표에 이목이 쏠린다.
뛰어난 언변과 신선한 선거 운동 방식 등으로 선전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막판 설화(舌禍)를 자초하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치 여정까지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 후보는 1일 페이스북에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는 조롱과 비아냥, 양당 기득권 세력의 어마어마한 협공을 뚫고 저는 오늘까지 달려왔다”며 “완주 결승선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제 본투표를 통해 이 선거를 완성하겠다”고 적었다.
대선 국면 내내 국민의힘과 단일화할 수 있다는 시선에 시달려 온 이 후보가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은 애초부터 낮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다자 대결에서든 양자 대결에서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1강’ 구도가 선명한 이번 선거에서 단일화는 실익이 없고, 완주 시 적잖은 수혜를 누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있어 왔다.
이 후보의 성과 지표로는 사용한 선거 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있는 ‘득표율 10% 이상’과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는 ‘15%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이 후보의 여론조사상 지지율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세 차례에 걸친 TV 토론을 따라 출렁였다.
지난달 18일 1차 토론 이후부터 이 후보 지지율이 10% 안팎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휴대전화 가상번호 이용 전화 면접,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26.7%,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대선후보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 46%,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32%, 이준석 후보 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준석 후보는 전주 대비 3%포인트 오른 수치였다.
1차 TV 토론을 잘한 후보를 꼽아 달라는 항목에는 이재명 후보 42%, 이준석 후보 28%, 김 후보 19%,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5%로 나타났다.
TV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는 ‘호텔경제학’ 등 이재명 후보의 약한 고리를 국민의힘보다 한발 앞서 타격하는 등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 줬는데, 이런 면모가 유권자들의 관심을 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대 위기도 TV 토론에서 비롯됐다.
그는 지난달 27일 마지막 토론에서 여성 신체 부위에 대해 원색적으로 표현하며 권영국 후보를 향해 “여성 혐오에 해당하나”라고 물어 논란을 일으켰다.
이재명 후보 아들이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희롱성 댓글을 단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인데, 전 연령대 다수 국민이 시청하는 방송에서 부적절한 언행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3차 토론 직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들어가며 해당 발언 여파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지는 않다.
이 후보는 수차례 ‘불편을 끼쳤다면 죄송하다’는 취지로 사과하기는 했으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이 대선 득표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이 후보의 이후 정치 행보에도 적잖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돼지 발정제’ 논란의 낙인 효과로 오랫동안 고초를 겪었는데 이번에 그보다 더 심한 것이 나왔다”며 “앞으로 최소 10년간 국민들은 이 후보에게 비판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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