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따로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지난주 만찬을 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미 관세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각 그룹의 미국 투자 및 글로벌 통상 현안과 함께 지방 활성화 방안, 연구개발(R&D) 투자, 미래 사회 대응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듣고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고 전했다.
배석자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여러 현안에 대한 기업인의 의견을 묻고 이 대통령의 견해도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과 기업인 만찬은 지난달 경제 6단체장 및 주요 그룹 회장들과 점심 도시락을 곁들인 간담회를 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라 주목받았다.
대통령이 관저에서 대기업 회장을 독대하며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드문 일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뛰는 ‘원팀 정신’으로 재계와 자주 소통하며 폭넓은 스킨십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다른 기업인과도 만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기업인이 만나는 횟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소통이다.
정부와 기업이 말 그대로 ‘원팀’으로 뭉쳐 저성장 위기를 극복해가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혹여나 말 따로, 행동 따로는 곤란하다.
이 대통령은 한 달 전 경제단체 간담회에서 “경제의 핵심은 기업으로 정부는 기업들이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기업들이 체감하는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을 주는 상법 추가 개정과 노동조합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을 추진하는 데 이어 법인세 인상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기업들은 사면초가에 처했는데도 새 정부와 거대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이어서 반대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엊그제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주도한 빅테크들은 이를 포기했고, 아무리 좋은 취지여도 너무 비싸면 어렵다”며 에둘러 RE100 산업단지 조성에 우려하는 뜻을 밝혔다.
기업의 실질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소통이 중요하다.
[사설] 李 대통령의 기업인 소통, 만남 자체보다 경영 애로 해소가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