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층간소음 규제로
분양가 저렴한 단지 관심
이달 말부터 민간아파트에
'제로에너지 건축물제' 적용
층간소음 기준까지 강화돼
공사비용 추가 인상 불가피
9년 새 2배나 오른 분양가
"지금이 가장 싸" 인식 확산
이달 '분상제' 10여곳 공급
고덕 강일 전용 84㎡ 9억대
수도권 오산·평택 등도 눈길
서울시 고덕 강일 대성베르힐
전용면적 59㎡ 분양가 최대 11억5060만원. 지난달 청약을 받은 서울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지난 9년간 두 배가량 오른 탓에 ‘지금이 가장 저렴할 때’라는 인식이 퍼진 결과다.
제로에너지 건축, 층간소음 규제 등과 맞물려 분양가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분양가상한제 단지 10여 곳이 공급을 앞둬 새 아파트를 노리는 수요자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전용 84㎡ 평균 분양가 ‘7억’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국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 아파트 단위면적(㎡)당 평균 분양가격은 575만5000원(지난 4월 말 기준)이다.
2016년 4월(278만1000원)과 비교하면 9년 동안 두 배 넘게 상승한 셈이다.
서울 평균 분양가격은 1376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최고점(1428만원)을 찍은 작년 11월에 비해 50만원가량 떨어졌지만, 최근 4개월 새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 4월 789만원이던 평균 분양가는 올해 875만2000원까지 증가했다.
전용 84㎡로 환산하면 7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건설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오르며 건설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전년 동월 대비)는 지난 1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환율 등의 영향으로 3월 건설용 중간재 수입품 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8.1% 치솟았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 평균임금은 27만6011원(1일 8시간 근무 기준)으로 9년 전(16만8571원)과 비교해 약 63% 올랐다.
친환경, 층간소음 규제 강화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말부터 건축물의 에너지 자립률을 규제하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제도가 30가구 이상 민간 공동주택에 적용된다.
민간 주택은 아파트 전력 소비량 중 13~17%를 태양광·지열 등 방법으로 직접 생산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공사비가 전용 84㎡ 기준 130만원가량 더 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부터 모든 공공주택에 ‘층간소음 기준 1등급 수준’이 적용된다.
바닥 두께를 4㎝(21㎝→25㎝) 늘리고 고성능 완충재를 사용해 기존보다 네 배 강화된 조건(49dB→37dB)을 충족해야 한다.
기준 미달 땐 충족할 때까지 보완시공을 해야 한다.
업계는 건설 원가 증가도 문제지만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더 걱정하는 분위기다.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행정 절차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기준 평가 등 절차상 발생하는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분양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실제 사례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6월 전국서 분상제 12곳 공급 예고
이달 전국에서 분양가상한제 단지 12곳이 수요자 맞이에 나설 예정이다.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진 만큼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수요자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청약을 진행한 상한제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18.83 대 1로 나타났다.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은 곳(4.25 대 1)에 비해 네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서울 강동구에선 고덕강일지구 마지막 민간 분양 단지인 ‘고덕 강일 대성베르힐’이 청약에 나선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5층, 13개 동, 613가구(전용 84·101㎡)로 조성된다.
전용 84㎡ 분양가는 9억7500만~9억8400만원에 책정됐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구로구 아파트(전용 84㎡ 12억원대) 대비 2억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경기도 오산 세교 아테라
경기 오산시 ‘오산 세교 아테라’(433가구), 평택시 ‘금성백조 예미지’(431가구), 김포시 ‘오퍼스 한강 스위첸’(1029가구) 등도 이달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오산세교2지구 A12블록에 들어서는 아테라는 민간 참여 공공분양 아파트다.
지하 2층~지상 25층, 6개 동, 433가구(전용 59㎡) 규모다.
경기도 평택 고덕 금성백조 예미지
후분양 단지인 평택 고덕신도시 A48블록의 ‘금성백조 예미지’는 지상 최고 23층, 5개 동, 431가구로 지어진다.
모두 전용 84㎡ 단일 면적이다.
인근에 평택시청 신청사가 들어올 예정인 행정타운이 조성 중이다.
삼성 평택캠퍼스 등 산업단지가 많아 직주근접이 강점으로 꼽힌다.
규제로 분양가 오르는데…수도권 10억 이하 청약 노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