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관세 50%로 인상]
對美 철강수출액 지난달 21% 줄어
업계 원가절감 등 경쟁력 강화 강구
EU "보복조치 내달 17일 자동발효"
호주도 "친구의 행동 아니다" 반발
트럼프 "日제철, US스틸 투자한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30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US스틸 공장에서 근로자들의 연호에 호응하며 춤을 추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우리 철강 업계는 더 커진 불확실성을 떠안는 동시에 직접적인 타격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하루아침에 관세 부담이 두 배가 된 철강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아 관세 인상분을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 만큼 대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에 고전 중인 철강 업계는 올 3월부터 미국이 25% 품목관세를 적용하며 이미 한 차례 충격을 받았다.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6%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25% 관세 부과 시 미국으로의 철강·알루미늄 수출 물량이 1.4% 줄 것으로 전망했는데, 관세 추가 인상은 수출에 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발효된다면 미국 시장 내 가격경쟁력 저하로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영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품목관세는 유럽연합(EU), 호주 등 다른 국가에도 적용된다.
또 미국이 자국 생산량만으로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파급효과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미국 관세정책이 수차례 뒤바뀐 점을 고려할 때 실제 발효 전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 또한 적지 않다.
다만 미국 정부가 관세를 통해 자국 철강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국내 업계가 큰 숙제를 떠안은 것은 분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원가를 줄일 기술 개발 등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당장은 정부 간 협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추진하는 일관제철소 건설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각국의 불만 역시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글로벌 경제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기존 및 추가적인 EU의 조치는 7월 14일부터 자동으로 발효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더 일찍 발효될 수도 있다”고 날을 세웠다.
철강은 EU의 핵심 산업이다.
22개국에 500여 개의 생산 시설이 가동되고 있으며 25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전체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20%가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
호주 또한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 불만을 표출했다.
돈 패럴 통상관광부 장관은 철강 등에 대한 관세 2배 인상에 대해 “친구의 행동이 아니다”라며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의존하는 소비자와 기업에 피해만 주는 경제적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다만 보복 가능성은 배제했다.
각국 철강 업체들도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과 일찌감치 무역 협상을 타결한 영국의 무역 단체 UK스틸의 개러스 스테이스 사무총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관세는 또 하나의 치명타”라고 밝혔다.
캐나다 상공회의소 역시 “북미 경제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조치”라고 지적하고, “철강·알루미늄에서 구축한 효율적인 (캐나다·미국 간) 공급망을 해체하는 것은 두 나라 모두에 큰 비용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3월 12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단순히 철강·알루미늄 원자재뿐만 아니라 파생되는 스테인레스 싱크대, 가스레인지, 말굽, 알루미늄 프라이팬 등 289개 품목이 모두 포함됐다.
미 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제품의 지난해 수입액은 1473억 달러(약 203조 8337억 원)에 달했고 3분의 2가 알루미늄, 3분의 1은 철강 관련 제품이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 대기업 US스틸 인수에 대해 “인수가 아닌 투자”라며 “최종 협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것은 미국에 의해 통제되며 이사회도 통제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소속 데이브 매코믹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은 CNBC에 미국 정부가 ‘황금주’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주는 보유 금액이나 수량과 상관없이 주주총회 의결 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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