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궤도서 위성에 연료 공급
우주 주유소 개념도. 연료를 가득 채운 아래 쪽 위성이 연료가 바닥난 위쪽 위성에 도킹한 뒤 차량에 기름을 넣듯 연료를 주입한다.
중국의 이번 우주 급유 시도에서 시잔-25가 아래 쪽 위성, 시잔-21가 위쪽 위성으로 보면 된다 [사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우주 주유소’를 열었다.
우주 궤도에서 위성에 연료를 주입하는 이른바 ‘우주 급유’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2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중국 인공위성 ‘스젠-21’과 ‘스젠-25’가 서로 접근하는 모습을 미국 우주물체 추적기업 ‘콤스포크’가 이달 초 포착했다.
콤스포크 측은 “광학 센서 데이터상 두 위성이 약 90분 동안 붙어 있었다”며 “두 위성이 도킹한 뒤 한 위성이 다른 위성에 연료를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우주당국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21년 발사된 스젠-21의 연료가 다 떨어가고 있었다는 점, 앞서 상하이우주비행기술아카데미가 스젠-25 위성을 궤도상 연료 보급 기능을 실험하기 위해 설계했다고 밝힌 점 등을 들어 중국이 우주 급유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어떤 국가도 달성하지 못한 우주 개발의 중대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 급유는 우주 궤도상에서 연료가 다한 위성에 연료를 다시 채워주는 기술이다.
위성은 보통 연료가 떨어져 임무가 종료된다.
임무가 종료된 위성은 지구 중력에 끌려와 대기 중에서 타거나 타 위성 운용에 방해되지 않게 마지막 연료를 써 위성 간 충돌 위험이 거의 없는 ‘우주 공동묘지(폐기 궤도)’로 향한다.
아직 쓸 만한 전기차인데도 전기가 떨어졌다고 도로 위에서 폐차하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우주에서 위성에 급유하는 것은 위성 개발 업계 ‘게임체인저’ 기술로 꼽힌다.
이 기술은 향후 유인 탐사 시대에도 필수다.
유인 우주선은 대부분의 연료를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데 사용하는데, 우주선을 장거리 여행이나 심우주로 보내려면 추가 연료 공급이 필수다.
화성 유인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는 스페이스X도 우주 급유 기술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앞서 미국 방위산업체 ‘노스럽 그러먼’이 연료가 떨어진 위성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연료가 떨어진 위성에 직접 주유하는 방식이 아닌, 새 위성을 연료가 떨어진 위성에 붙여 추진기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번 중국의 우주 급유는 직접 연료를 주입했다는 점에서 진짜 우주 급유인 셈이다.
우주 급유 개념도. 연료가 떨어진 앞쪽 위성에 연료를 가득 채운 뒤쪽 위성이 도킹해 실제 자동차에 기름을 넣듯 연료를 넣어준다.
중국의 이번 우주 급유 시도에서 스젠-25를 뒤쪽 위성, 스젠-21을 앞쪽 위성으로 보면 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은 안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며 중국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스젠-21과 스젠-25 위성이 도킹할 때 미국은 감시위성을 붙여 이 과정을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휘팅 미국 우주군 사령관은 최근 열린 군사안보 관련 포럼에서 “중국의 우주 군사기술이 숨 막힐 정도로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미국보다 우위를 점하면서 기존 무기로는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지구상 여러 곳을 신속하게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주 급유 기술이 군사 기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찰위성이 연료 걱정 없이 수시로 지구 곳곳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주유도 우주에서 됩니다”...세계 최초 기술, 미국 아닌 중국이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