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미국이 이란에 핵 활동 억제를 위한 첫 공식 합의안을 전달했다.
같은 날 앞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가 공개된 가운데 핵협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31일(현지시간) 중재국인 오만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첫 공식 합의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문서는 합의안의 정식 초안이라기보단 여러 핵심 조건을 나열한 형태다.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이란에 모든 우라늄 농축 중단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이 참여하는 원자력 개발 컨소시엄 구성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이 4월 핵협상을 시작한 이래 미국이 처음 이란에 정식 문서로 이란에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가까워졌는지는 물음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안이 이란에 첨단 핵시설을 사실상 폐쇄하라는 요구를 담은 만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원칙과 국익, 국민의 권리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핵무기 개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지만 이란은 전력 생산 등 민간 용도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 활동까지 포기하라는 요구는 과도하다며 맞서고 있다.
더구나 새로 공개된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농축 우라늄 생산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IAEA는 최신 보고서에서 이란이 5월 17일 기준으로 60% 농축 우라늄을 총 408.6㎏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3개월 만에 비축량이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핵탄두 9∼10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고농축 우라늄의 빠른 축적은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며 이란이 IAEA 조사에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앞서 이란 핵시설 타격 의지를 드러냈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IAEA 보고서는 "명확한 경고 신호로서 엄중한 상황을 보여준다"면서 이란의우라늄 농축 활동 범위가 "놀라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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