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이어 참의원도 과반 확보 실패할 듯…이시바 "자민당 최대 의석, 책임 다해야" 총리직 유지 의지 밝혀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상원의회 격인 참의원 선거에서 대패하면서 과반 의석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비롯한 현 내각의 존속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일본 방송 TBS는 이날 오후 8시 기준 출구조사 결과 125석을 두고 치러진 제27대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33석, 공명당이 8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야당인 입헌민주당 26석, 일본유신회 7석, 공산당 3석, 국민민주당 17석, 레이와신센구미 3석, 참정당 16석, 사회민주당 1석, 일본보수당 9석 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참의원은 6년 임기에 248명의 의원들 구성돼 있다.
이 중 절반이 3년에 한 번씩 선거를 치르는데, 선거 전에 75석을 보유하고 있던 자민당과 공명당이 출구조사대로 41석에 그칠 경우 전체 116석으로 과반 확보에 실패하게 된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지난해 10월 이시바 총리 취임과 함께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도 과반 획득에 실패했는데,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정권의 존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방송은 "여당이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소수당이 된 것은 전쟁(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며 "자민당의 경우 1989년 창당 이후 최저 의석인 36석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이는 참의원 전체 의석의 절반에 못 미치고 이시바 총리의 목표 의석인 50석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시바 총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후지 TV는 "이시바 총리는 주변 인사들과 향후 계획을 논의해 왔으며, 미국과 관세 협상이 고비에 다다른 상황 등을 고려하여 현 시점에서는 사임하지 않고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일본 일간지 <아사히신문>역시 이시바 총리가 이날 민영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민당이 '비선거' 의석을 포함해도 최대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제1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21일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 직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향후 국정 운영 방침을 밝힐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자민당은 개각 및 당직 인선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소수 여당으로 전례 없는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의 후임으로 나설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며 이시바 총리의 총리직 유지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문은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이어 두 번째 전국 선거 패배를 맞으면서 당내에서 총리 사퇴 요구가 거세질 것은 불가피하다"며 "여당은 소수당으로 야당과 협력 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며, 자민당과 공명당만으로는 집권 유지가 불가능하다.
총리는 연립정권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정권 불안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연립정권으로 거론되고 있는 국민민주당의 신바 가즈야 간사장은 이날 자민당과 연정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누구와 협력하느냐보다 무엇을 이룰 수 있느냐에 더 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 이시바 시게루(왼쪽)일본 총리가 19일 일본 도쿄에서 참의원 선거 운동 마지막 날 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가 일치할 경우 자민당은 선거 전보다 19석을, 공명당은 6석을 각각 잃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요 야당의 경우 입헌민주당은 4석, 일본유신회는 2석, 국민민주당은 13석을 각각 더 얻게 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참정당의 약진이 눈에 띄는데, 이전보다 15석을 더 얻어 총 1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참정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마찬가지로 '일본인 퍼스트'를 강조한 정당으로,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며 보수 및 극우적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가미야 소헤이 참정당 대표는 한국인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지난 18일 <마이니치 신문>은 가미야 대표가 미에현 유세에서 참정당을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해 "바보, 멍청이 '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쵼‘이라는 단어는 일본 내에서 재일 한국인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이후 그는 발언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외국인 혐오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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