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문가들, 장마철 반복되는 침수에 세계유산 방치 비난
사흘간 이어진 폭우로 울산의 대표 유산인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고 도심에서 차량 수십 대가 침수되는 등 지역 전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기후위기 시대의 문화재와 생활 인프라를 보호하는 행정의 우선순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7일부터 19일 오후까지 울산 전역에는 시간당 최대 58mm의 강한 비가 쏟아졌고 울산기상대 기준 누적 강수량은 171.9mm에 달했다.
울주군 두서면 332mm, 삼동면 269.5mm, 북구 매곡동 193mm를 기록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홍수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울산 태화강과 동천 일대는 범람 위기에 놓였고 도로 침수, 맨홀 사고, 신호기 고장 등 안전 관련 신고도 170건 넘게 접수됐다.
▲'반구천의 암각화'사진자료집 중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울산시
특히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에서는 차량 51대가 물에 잠겨 주민 피해가 컸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대응이 늦어 차량을 미처 대피시키지 못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재난관리 체계에 대한 회의적 반응도 나온다.
이와 함께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대 암각화가 2년 만에 다시 침수됐다.
하류 사연댐 수위가 57m를 넘기며 암각화가 수면 아래로 잠긴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침수돼 왔고 보존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자연보존과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항구적 조치를 요구해왔지만 댐 수위 조절 외에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도시 기반 정비에 집중된 행정이 문화재 보호에는 여전히 무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내 문화재 보호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유산 등재 직후의 침수는 보존 의지의 부재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비판하고 나섯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또 침수...집중호우에 도심 피해도 커져